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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성폭행 논란’ 김건모를 향한 TMI들

2019-12-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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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를 통해 가장 인기를 얻었던 출연자는 가수 김건모 씨였습니다.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던 어머님들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그 인기만큼이나 나름의 재력도 갖춘 50대 노총각의 삶은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김건모 씨는 ‘미우새’를 통해 대중과 조금 더 친근해졌고 방송에서 얻은 애주가 캐릭터로 주류 CF를 찍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최근 김건모 씨의 결혼이 한 매체를 통해 단독으로 보도됐습니다. 연예매체와의 스킨십이 적었던 그였기에 팩트 체크 해줄 수 있는 관계자의 연락처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렵사리 구하더라도 그의 매니저는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기자들의 연락만 받을 뿐이었습니다. 때문에 몇몇 기자들은 김건모 측의 언론사 골라내기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한 매체는 신부 측 아버지의 인터뷰로 많은 기사를 쏟아냈고, 네티즌들은 “신부보다 아버지가 더 신난 것 같다”며 비난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관계자들도 네티즌들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결혼 관련 이슈가 잠잠해질 때 즈음, 강용석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서 김건모 씨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강 변호사는 “제보 메일이 왔고 통화를 했으며, 관계자를 만나 상세하게 들었다. 이건 그냥 성폭행이다.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용석 변호사가 방송을 한 것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파장은 컸고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강용석 변호사는 제보자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를 고스란히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김건모가 홀로 유흥주점에 가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뼈대였고, 그 자리에 몇 명의 접대부가 있었는지, (제보자가 주장하는)김건모의 범죄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는지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뼈대를 둘러싼 살점들은 참으로 보기 거북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들로 이슈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제보자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건모 씨는 그에 합당한 죗값을 치르겠지만, 아니라면 결국 김건모 씨와 그의 예비 신부는 그 자극적인 내용들을 꼬리표처럼 달고 지내야 할 것입니다. 앞서 한 연예인도 비슷한 의혹에 휘말렸습니다. 의혹을 밝히는 과정에서 적나라한 성적 행위들이 미디어를 통해 노출됐습니다. 결국 법정에서 무죄임을 증명했으나, 그의 연관 검색어는 성폭행 관련 단어들입니다. TMI의 뒷맛은 항상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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