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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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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어쨌든 조용해지다

2019-11-04 17:04

조회수 :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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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측면 도로를 보행로로 바꿔 광장 크기를 넓히고, 문화재를 복원하는 등의 변화가 포함돼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책은 교통 상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히고, 중앙정부와도 계속 마찰을 빚으면서 서울시는 일단 사업 시기를 못 박지 않고 시민 소통을 하는 쪽으로 선회하기에 이릅니다.

그 일환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은 금요일인 지난 1일, 일요일인 지난 3일에 광장 주변 5개동 주민과 만났습니다. 가장 강한 반발 중 하나는 첫날 마지막 순서였던 사직동에서 나왔습니다.

광화문풍림스페이스본 아파트의 북카페에서 오후 늦게 1시간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간담회 참석자 및 청중은 (아파트) 주민 위주라고 돼있긴 했지만 다른 주민들도 왔습니다. 처음에 반대 의견이 두어번 돌다가 찬성 의견 하나가 나오자 청중 반응은 격앙됐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별로 논리적이거나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반응이라서 더 그랬던 거 같기도 합니다.)

그러자 사회자를 맡은 아파트 회장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될 수 있으면 반대의견만 이야기해달라고 재량권을 발휘했습니다. 결국 여론의 운동장은 더더욱 기울어졌습니다.

물론 반대의견만 듣는 것도 의미가 있음은 틀림없습니다. 그래도 하나 눈에 띄었던 건 간담회 중후반부 한 청중이 발언하기 앞서 광장 확장에 반대하는 사람과 찬성하는 사람을 차례로 손들게 했던 장면입니다. 반대는 대략 20~30명 손들고, 찬성은 2명 손들었습니다. 반대를 먼저 손들게 한 점에서 나름 탁월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기울었는데, 압도적인 반대를 보고 찬성이 엄두를 못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결국 막바지에 한 주민은 "광장 넓히면 시위 줄어드는지 확실하게 즉시 대답해달라"고 요구했고 그런 분위기가 퍼져나갔습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달래기를 사용했습니다. 자신도 북촌 주민이라서 고통을 이해하고, 경찰에게 매연 감축 협력을 제안해봤다는 이야기들도 했고. 무엇보다 "여러분도 현재가 고통스럽다고 하지 않느냐. 그럼 앞으로 더 좋게 바꿔야 한다는 건 저와 마찬가지지 않느냐. 물론 여러분은 바꾸면 더 나빠진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듣겠다. 원점부터 생각하겠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주민들은 "현재 상태를 바꿔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동일하다"는 논지가 '궤변'이라고 말하면서도 당장 대답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수그러들었습니다. 이게 달래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으로 서울시가 달래기만 하는게 아니라 주민 의견 반영한 정책을 수립 실천하는 게 바람직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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