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광연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삼성 선두 지켜…대외 불안 속 '글로벌기업' 기대심리 작용

삼성 2분기 이어 1위…이재용 부회장, 대규모 투자 행보로 '재벌 2위'

2019-11-04 07:00

조회수 : 3,13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 2분기(8월) 처음으로 가장 신뢰하는 재벌그룹 부문 선두를 차지한 삼성이 3분기(11월)에는 2위 그룹과 격차를 더 벌리며 반등했다. 경제 관련 대외 불안 요인이 여전히 남은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 삼성의 과감한 투자와 해결 능력을 기대하는 시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두 분기 연속 재벌 부문 1위를 놓쳤으나 총수 부문에서 구광모 LG 회장이 여전히 1위를 지켰다.
 
삼성은 4일 발표된 '3분기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 재벌그룹 부문에서 1위(38.28)에 올랐다. 첫 1위를 기록한 2분기(35.73)보다 신뢰도가 더 상승했다. 행태부문 재벌그룹 전체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재벌 △한국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기여하는 재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평가 항목과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재벌로 구성된 부정평가 항목을 합산해 도출했다. 모든 문항은 3개의 기업 및 총수를 고르게 하되 순위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후, 긍정평가 점수와 부정평가 점수를 합산해 행태 부문 지수를 산출한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재벌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 제외했다. 총수 부문도 같은 방식을 거쳐 결과 값을 구했다.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 행태부문 그룹 점수 추이.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삼성은 4개 평가 항목 가운데 특히 경제성장 기여(32.84)와 사회발전 기여(21.67)에서 다른 재벌보다 특히 점수가 높았다. 부정점수인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 미치는 재벌(악영향) 항목(4월 11.54, 5월 11.16, 8월 9.37, 11월 9.29)에서 꾸준히 점수를 끌어내린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9.88로 지난번에 이어 2위를 기록했는데 긍정평가 항목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나 부정평가 항목에서 3위를 한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2분기 2.41였던 1위와 격차를 3분기 1.16까지 내리며 다음 조사 전망을 밝혔다.
 
삼성과 이 부회장의 약진은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국내 경기 불안한 상황에서 '재계 1위' 삼성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올리며 올해 처음이자 지난해 4분기 이후 다시 영업이익 7조원대를 회복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단연 1위로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시장의 영향을 받았으나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가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도 신뢰도 획득에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올해 4월 메모리 반도체 위주인 현 시스템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데 이어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오는 2025년까지 13조원대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5세대(5G) 시대 선점을 위해 일본·사우디·인도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이어가며 9월 일본 2위 이동통신 업체 KDDI와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34.05로 2분기에 이어 2위를 지킨 LG는 '사회적 책임' 항목에서 19.55을 받으며 삼성(16.86)을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LG는 그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에게 수여하던 'LG 의인상' 수여 범위를 올해부터 우리 사회와 이웃을 위한 선행과 봉사로 귀감이 된 시민들로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이외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 다리를 잃은 군 장병 2명의 치료를 돕거나 시각장애인용 휴대폰 등을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점 등도 사회 공헌 부문에서 인정받은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달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벌 부문에서 LG와 삼성에 이어 현대자동차(16.22), SK(15.94), GS(6.90)가 상위 5위 안에 들었고, 총수 부문에서는 구 회장과 이 부회장에 이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15.74), 최태원 SK 회장(12.21), 김범수 카카오 의장(8.45) 순이었다. 2분기 처음으로 상위 30개 그룹에 포함돼 6위를 기록했던 김 의장은 이번 조사에서 5위로 허창수 GS 회장(8.32)을 밀어내고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한진(-12.02)이 재벌 부문 여전히 최하위였고 부영(-6.96), 롯데(-6.64), 금호아시아나(-6.28), 삼라마이너스(-1.75) 순이었다. 총수 부문에서도 조원태 한진 회장(-11.55)이 지난해 5월부터 최하위를 유지한 가운데 이중근 부영 회장(-5.88), 신동빈 롯데 회장(-5.76),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5.30), 김승연 한화 회장(-3.83) 순이었다. 롯데와 신 회장은 2분기보다 순위가 각각 한 계단과 두 계단 떨어졌다. 수출 규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에 대한 국내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 김광연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