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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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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취재하고, 기사 쓰는 밤도깨비
대중이 원치 않았던 MC몽의 '1위'

2019-10-31 16:55

조회수 :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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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이스크림이라고?” “먹다가 이빨 다 나갔다고?” 한 래퍼의 노래 아웃트로입니다. MC몽의 ‘아이스크림’이라는 노래를 가지고 그의 고의 발치 병역 기피를 위트 있게 디스 한 것입니다. 그의 병역 기피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2010년, 이 노래가 나온 것도 그 즈음이었습니다. 9년이라는 시간, 누군가를 용서하기에 길까요? 짧을 까요?
 
MC몽은 지난 25일 여덟 번째 정규 앨범 ‘CHANNEL 8’을 발매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음감회를 개최했죠. 다들 멀어서 기피하는 광진구였지만 취재진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저 역시 친한 동기와 함께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예인을 보는 것에 무딘 저희였지만 MC몽은 좀 달랐습니다. 그의 최근 모습을 보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오랜만의 일이었을 것이니까요.
 
MC몽은 긴장한 모습이었고, 말은 느리고 조심스러웠습니다. 새 앨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음감회였지만 취재진은 그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에 집중했습니다. 정확한 판결(병역법 위반은 무죄, 입대 연기 혐의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 선고)에 대해 다시 한번 말했고, 이단옆차기 활동에 대해서는 “음악만이 날 숨쉬게 했다”는 말로 인정했습니다. 모든 것을 감내하겠다는 자세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예전에는 굉장히 밝고 기자분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그랬는데 지금은 낯선 분들도 계시고 꿈인지 현실인지 오락가락 해요.”
 
10년차가 넘은 선배들에게서 과거 MC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했습니다. “몇 번 마주쳤던 사이임에도 먼저 반가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친구” “담배를 피고 있는데 어느덧 곁에 와서 ‘기자님 잘 지내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던 동현이”와 같은 그는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았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인기’는 결국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긴 했습니다. 과거 대중적인 랩으로 인기를 끌었던 래퍼들을 기억하시나요? 마이티마우스, 김진표, MC몽 같은 래퍼들이요. 친구와 MC몽 현장을 가면서도 서로 이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대중이 MC몽을 용서해주는 거랑 이번 앨범 성공여부는 별개일 것 같아” “MC몽 같은 래퍼들이 만들어왔던 대중적인 랩이 지금 시장에 확실히 없긴 해”
 
커뮤니티에는 MC몽의 음원차트 1위에 대해 “역시 대중은 개, 돼지”라며 그의 음악을 소비하는 리스너들을 비판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MC몽의 음악을 듣지 않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음감회에서 ‘인기’를 듣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역시나 알멩이(음악)가 좋으면 홍보, 마케팅, 논란은 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오늘은 개, 돼지가 되어 ‘인기’를 좀 듣겠습니다.
  • 유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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