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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홈차저, 가정용 발전기…'전력 민주주의' 열리나

2019-10-25 12:48

조회수 : 3,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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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 2019’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업들의 다양한 제품들도 전시됐습니다.
 
첫날인 23일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특히 홈차저와 가정용 발전기들이 제 눈에 들어왔는데요.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의 가정용 충전기 홈차저. 아쉽게도 완충까진 8시간이 걸린다고 하지만, 앙증맞다. 사진/최서윤 기자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 ‘시그넷’의 홈차저 모습입니다. 아쉽게도 가정용은 아직 용량이 작아 완충에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지만. 크기도 앙증맞고 전기차가 상용화한다면 밤 시간 차량에 꽂아놓기 좋을 것 같아 보였습니다.
 
 
 
연료전지 제조업체 '두산퓨얼셀'의 가정용 제품. 미니 냉장고처럼 보이지만, 집에 두면 가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상당부분 충당이 가능하다고 한다. 사진/최서윤 기자
 
 
연료전지도 가정용이 있었습니다. ‘두산퓨얼셀’ 제품은 작은 미니냉장고처럼 생겼는데, 저것만 있으면 집에서 쓰는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으니 보기보다 알차죠.
 
 
스마트팜과 공장 등에 태양광 패널이 부착된 지붕재 등 태양광 아이디어상품을 제작하는 '아이솔라에너지'의 태양광 블라인드 시제품. 사진/최서윤 기자
 
 
가장 제 눈을 사로잡은 건 바로 ‘아이솔라에너지’의 태양광 블라인드였습니다. 방에 걸어두면 낮 시간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니…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이죠. 아직 시제품이지만 상용화하면 방에 걸어둘 작정입니다.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인 특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민주적’인 에너지입니다. 정부나 대기업만이 투자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 필요한 원자력이나 석탄화력 발전과 달리, 가정용으로 설치해 자급자족이 가능하죠.
 
현대사회는 에너지 없인 살 수가 없습니다. 원자력이나 석탄화력이 주 에너지원인 국가의 국민은 필수에너지를 독과점한 정부와 거대자본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고, 집집마다 재생에너지발전으로 필수에너지를 충당하는 국가의 시민은 비교적 자유롭겠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단순히 탄소배출과 발전비용만으로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것!! 다소 거친 분류라 논쟁의 소지가 있겠습니다만, 재생에너지를 보는 개인적인 관점이었습니다.ㅎㅎ
ㅡ실제로 한국보다 경제규모 대비 민주주의가 보다 발전한 일부 국가에선 이미 우리보다 몇 년 전부터도 (소자본 아닌) 가정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남은 전력은 국가전력청(우리의 '한전')에 되파는 관행이 있어왔다죠.ㅡ
 
코리아헤럴드 2019년 8월21일자 인터넷 기사에 실린 Jude Lee씨 사진 갈무리.
 
KIREC에서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설명하는 각국 정부관계자들의 토론에 이어, 정책 대상이 될 수 있는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이 정책건의나 견해를 피력하는 패널토론도 진행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사에 가장 담고 싶었지만, (직분상)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그린피스 활동가 Jude Lee씨의 발언을 약간 다듬어 옮겨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친환경에너지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과 관련해 여러 가지 제안이 나온 뒤) 한국 상황에 대해 얘기하자면요. ‘RE100(기업이 산업소비 에너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토록 하자는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한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구매하거나 공급받을 환경이 아직 부족합니다. 100% 소비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죠.”
 
“또 ‘그리드 패러티(재생에너지발전 단가가 화석연료발전 단가와 같아지는 지점)’에 도달한 국가들이 있지만 한국은 어렵습니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죠.”
 
“덴마크식 지역사회 중심 발전 모델도 한국에선 어렵습니다. 개인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고,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결론은!!!!!!!) 제가 보기엔 전체 시스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에너지전환이 아니라 경제구조와 산업구조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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