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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정규 타이틀곡, 데뷔곡보다 길어질 줄은 몰랐어요”

2019-10-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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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2일 멜론 음원차트. 유난히 긴 제목의 노래들이 눈에 띈다.

“정규 타이틀곡, 데뷔곡보다 길어질 줄은 몰랐어요.”
 
최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쇼케이스에서 멤버 태현이 했던 말입니다. 그들의 데뷔곡은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였습니다. 이번 정규 앨범의 타이틀곡은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입니다. 부제까지 합치면 무려 23자입니다. 멤버들은 “곡의 내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제목을 결정한다” “독특해서 팬들이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습니다. 긴 팀의 이름, 긴 타이틀곡. 꾸준히 밀고 나간다면 재미있는 콘셉트입니다.
 
사실 ‘9와 4분의 3 승강장’에는 다른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은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곳입니다. 해리포터는 호그와트로 가기 위해 이 관문을 이용합니다. 영국 런던에 있는 킹스 크로스 역 9번홈과 10번 홈 사이에 실제로 존재하는 승강장이기도 합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계관은 ‘마법 세상’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잘 맞아 떨어집니다. 몇몇은 글로벌 아이돌 그룹을 노리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영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이 제목을 지었다고들 합니다. 그 진위는 빅히트의 A&R들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최근 노래를 좋아하는 한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요즘 가요계에 제목 길게 짓는 게 유행이야?”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나서 음원차트를 달리 바라봤습니다. 악동뮤지션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엑소 챈의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모두 외우기 힘든 긴 제목으로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었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쉽사리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는 짧은 제목이 유리할 텐데 말입니다.
 
오는 24일 발매되는 가수 이석훈의 신곡 제목은 ‘우리 사랑했던 추억을 아직 잊지 말아요’로 총 16글자입니다. “정형화된 틀을 깨고 음악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취하기 위해”라는 게 이석훈 측의 설명입니다. 몇몇 관계자들에게 물어 봤는데, 노래 제목을 길게 한다는 것에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경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가요 시장에서 조금이나마 리스너의 눈에 띄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노래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조금이나마 더 담기 위해서 일 수도 있습니다.
 
아, 최근 가장 제목이 길었던 노래는 잔나비가 2014년 8월 발매했던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입니다. 무려 42자입니다. 이런걸 보면 참 잔나비는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밴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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