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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홍콩 시위발 미·중 갈등에 휘둘리는 패션업계

한세엠케이·F&F 등 미국 라이선스 브랜드 전개…중국 불매운동 여파 우려

2019-10-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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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사드 분쟁으로 중국에서 철수를 겪었던 패션업체들이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의 분쟁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업계에서 홍콩 시위를 둘러싼 지지 발언이 도화선이 되면서, 스포츠 브랜드 라이선스를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에까지 불매운동이 불붙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 프로농구(NBA) 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기자회견에서 로키츠의 선수 러셀 웨스트브룩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인 대릴 모레이가 트위터 계정에 홍콩 시위 지지 발언을 올리면서 중국 내 관련 파트너사와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이 미·중 간의 논란이 확대되자 NBA 혹은 미국 브랜드를 사용하는 스포츠 브랜드 제품에 대한 중국인의 불매운동이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나이키에선 '휴스턴 로키츠' 관련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미국 라이선스를 전개하는 국내 패션 브랜드로까지 불매운동이 전파될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된다. 
 
현재 국내 패션업체 중에서 미국 브랜드 라이선스를 구입해 자체 생산한 옷을 중국에서 판매하는 업체는 '한세엠케이'와 'F&F'가 대표적이다. 우선 한세엠케이는 이번 사건과 가장 밀접한 'NBA'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세엠케이는 자사 중국법인인 '상해상무유한공사'를 통해 지난 2013년 'NBA 차이나'와 중국·홍콩·마카오 지역의 NBA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9년 6월 말 현재 NBA 255개, NBA KIDS 27개 매장을 운영한다. 또한 중국 온라인몰 '티몰'에 지난 2014년 입점해 판매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NBA 등을 포함한 상해상무유한공사의 매출액은 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올해 홍콩 시위를 토대로 한 미·중 갈등이 확산할 경우 이 같은 성장폭이 둔화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MLB키즈 패밀리룩 화보 이미지. 사진/F&F
 
F&F도 미·중 갈등에 따른 여파가 우려된다. F&F는 미국프로야구(MLB)와 지난 2017년 MLB 아시아 판권을, 올해는 중국 판권의 라이선스를 체결해 각각 홍콩과 중국에 법인을 설립 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미국 브랜드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 불매운동 타격이 전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MLB는 홍콩 몽콕에 MLB 1호점을 시작으로, 홍콩 5호점, 마카오 2호점, 대만 3호점으로까지 오픈을 완료했다. 중국에서는 '에프앤에프 상하이' 법인에 100% 출자해 중국 내 대형 온라인 유통채널에 MLB를 입점시켜 제품을 판매 중이다. 아울러 F&F 자회사 '앤프엔코상하이' 법인을 통해서 '바닐라코' 화장품 사업도 전개한다. 
 
무엇보다 국내 두 업체는 중국과 홍콩 사이에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불매운동을 완화시키기 위한 우호적인 시그널이, 반대로 홍콩에서 반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입장을 표명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향후 중국에서 불매 운동 확산 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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