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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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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취재탐사기] '콧대’ 높은 동남아, 쉽지 않은 시중은행 진출

2019-09-30 16:34

조회수 :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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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쪽은 진출하려는 금융사들이 많다보니 자신감이 넘친다. 코가 높아졌다고 해야하나. 진출이 쉽지가 않다.” 
 
최근 만난 은행권 한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해외 진출 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와의 티타임에서 은행의 해외진출 시도가 생각보다 시간이 더디고 그 결과 또한 단정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푸념으로 듣기엔 행간 사이에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녹아 있어섭니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미얀마·라오스 동남아 3개국 해외순방에 나섰습니다. 이례적으로 다수의 은행권 인사들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등 입니다.
 
해당 시장에 대한 정부와 은행권의 관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입니다. 활발하게 진출 중인구 1억의 베트남과 3억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처럼 태국·미얀마·라오스도 잠재력이 대단한 나라로 평가 받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장으로의 진출은 앞서 진출할 나라들과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태국은 소위 ‘밉상’으로 우리나라를 찍어 놓은 상태입니다. 과거 IMF시 진출해있던 우리나라 은행들이 해당 당국자의 만류에도 현실적인 이유로 영업을 접다고 합니다. 후에 안정을 찾고 다시 시장 진입을 위해 태국을 찾았지만 당시 만류했던 당국자들이 이제 고위직에 올라 여전히 도끼눈을 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미얀마·라오스는 태국보다는 나을까요. 해당 국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이 이제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미얀마에만 5개 은행이 법인을 설립해 진출해 있습니다. 그러나 네트워크 확보차원이지 아직까지 많은 이익은 못 낸 상황입니다.
 
문제는 두 국가들이 은행업이 우리 수준만큼 발달되지 않아 교류가 어려울뿐더러 이에 따른 감독체계, 은행시스템도 달라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 역할이 한 데 묶인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과 교류가 쉽지가 않다고 합니다. 
 
동시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을 모색하고 있어 해당 정부는 경쟁을 키워 ‘당근’만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연수한다든가 (해당 현지 국가 관계자들을) 초청해 스킨십을 키우던가 하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우리 금융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우호적인 사람이 많아지도록 하는 게 먼저라는 거다.”
 
이어진 고위 관계자의 말처럼 결국 은행들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은 친밀도 쌓기입니다. 은행연합회는 미얀마 은행협회와 '금융지식 공유 프로그램 운영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날 국민은행은 양곤 주정부와 ‘저소득층 집단주거단지 조성사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새 시장 개척을 위한 은행들의 도전에 어려움만 열거하며 훼방을 놓으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선점효과를 고려한다면 이렇게 각개전투 하송세월을 보내기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경제사절단에 이례적으로 다수의 은행권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정부도 이를 통해 의지 재차 표명했고 또 지난해부터 신남방특위를 구성해 금융권 지원을 고민 중입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인 성과를 위해선 좀 더 디테일하고 속도감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이 ‘태국·미얀마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태국 방콕을 방문해 지난 3일 태국은행협회 쁘레디 다오차이 회장과 양국간 은행산업 교류·협력 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였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MOU를 통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단절되었던 양국 은행산업의 교류가 정상화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왼쪽)과 태국은행협회 쁘레디 다오차이 회장. 사진/은행연합회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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