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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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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서 확인된 비핵화 동력, 북한 화답 이어질까

한반도 비핵화 '골든타임'이 왔다.

2019-09-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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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뉴욕 순방의 하이라이트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간 23일 오후 문 대통령의 숙소 호텔에서 만나 북한과 70년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에 무력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청와대와 미 백악관은 "양국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transform)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transform'이라는 단어에 주목합니다. 한국에선 흔히 '전환 혹은 변환'의 뜻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모습·성격을, 특히 더 좋게) 완전히 바꿔 놓다'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미 측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며, 청와대 측도 "improve(개선하다)보다 더 적극적인 전환의 용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고자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언제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곧 (만남이) 일어날 수 있다”는 답변을 수 차례 반복했습니다. 비핵화 해법도 '새로운 방법'이 좋을 것 같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유엔총회 연설에서는 "가장 용감한 자들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음을 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돼 진전이 있을 경우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대북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사진/청와대
 
2. ‘싱가포르 회담 합의’를 기초로 협상한다는 과연 무슨 의미인가?
 
지난 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 북미 정상 회담을 했습니다. 회담에서 양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습니다.
 
이 합의를 심화하기 위해 북미는 실무협상을 거쳐 올해 2월 2차 하노이 회담에 나섰지만, 비핵화 방법론을 두고 북한의 '스몰딜(단계적 비핵화)'과 미국의 '빅딜(FFVD)'이 접점을 찾지 못해 최종 결렬된바 있습니다.
 
결국 ‘싱가포르 합의'로 돌아간다는 것은 하노이 실무협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빅딜과 스몰딜의 중간지점인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는 의미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전면적 비핵화보다 단계적 비핵화에, 제재완화보다 북미 관계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북미가 실무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그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러한 한미 정상의 메시지에 화답할까?
 
어제(24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관련 동향을 보고했습니다. 거기서 국정원은 "2∼3주 안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실무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북핵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과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국정원의 이러한 분석 배경에는 올해 남은 100여일이 사실상 ‘비핵화 골든타임’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그간 비핵화 협상은 남북미 정상이 직접 움직인 ‘탑다운 방식’을 통해 성과를 거둬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2월부터 재선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미국 내에서 탄핵 문제도 불거졌죠.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도 이미 지난 4월 북미 비핵화 대화 시한을 올 연말로 못 박았습니다. 문 대통령 역시 이제 국정장악력이 약해지는 임기반환점(11월)에 들어서며, 내년에는 총선이 있습니다.
 
결국 올해 연말을 지나면 비핵화 국면을 이끌어온 '톱다운'의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경제개발을 갈망하는 김 위원장의 입장에게도 비핵화를 지연할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는 것 입니다.
 
사진/청와대
 
4. 25일 새벽 한미 정상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관련 메시지를 추가로 내놨다. 어떤 내용인가?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풀기위한 3대원칙'으로 △전쟁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을 제시하고,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국제사회에 제안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해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번영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생태·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을 유치하자는 겁니다.
 
만약 DMZ를 국제기구가 활동하는 국제평화지대로 조성한다면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문 대통령은 "국제평화지대 구축은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에는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단은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에 대한 이야기지만, 향후 비핵화 상황에 따라 대북 제재해제에 나서달라는 뜻도 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용기 있는 자들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과감한 조치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그의 나라도 엄청난 잠재력으로 가득 차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목표는 끝없는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라며 "전쟁이 계속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도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서야한다는 점을 재차 요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보장이나 본인이 최근 언급한 '새로운 방법론'과 관련한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는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리 패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5.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남은 과제와 우리 정부의 역할은?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 과정에서 북미의 입장차를 줄이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소위 ‘비핵화 로드맵’을 어떻게 그리느냐가 가장 큰 문제이며, 우리 정부는 그 간극을 줄이는데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당초 제재완화를 요구했던 북측은 '선 안전보장-후 비핵화'로 일단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북한은 16일 “제도 안전과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제거될 때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고, 20일에는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체제보장을 먼저 해달라는 것이며 제재완화는 이후 신뢰를 쌓아가면서 천천히 풀어가겠다는 것입니다.
 
당초 미국의 입장은 ‘빅딜’이었습니다. ‘선 핵포기-후 보상’으로 일단 돌이킬 수 없을 단계까지 핵포기를 한다면 제재완화와 체제보장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을 경질하고, ‘새로운 방법론’을 꺼내들었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이전보다 유연해질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결국 북미가 기존 입장에서 각자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 우리 정부의 역할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면서, 양측이 납득할 수 있고 국제사회가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계속 제시하는 것일 겁니다.
 
이번에 나온 DMZ의 국제평화지대화 역시 그러한 방법론중 하나로 보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실질적 현실적 안전보장 장치가 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되는 사안 역시 아닙니다. 미국이 반대할 이유도 딱히 없죠.
 
이러한 제안들을 하나둘 구체화시키면서 상호 신뢰를 축적하고, 남북미 관계를 선순환시켜 북미 관계도 정상화하고,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리 정부의 역할일 듯합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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