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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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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홍콩시위)미국, '홍콩문제'로 중국 압박할 가능성은?

2019-09-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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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선 3월부터 당국의 '범죄인 인도법' 제정에 반대해 시위가 한창이다. 지난 4일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법' 제정을 철회했음에도 말이다. 이제 홍콩시위에서 범죄인 인도법은 주요 의제가 아니다. 시위대의 입장은 범죄인 인도법 철회를 포함해 △경찰 강경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 석방 및 불기소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五大訴求)'다. 시위대는 "五大訴求 缺一不可(5대 요구 중 하나도 빠져선 안 된다)"를 주장하고 있다. 홍콩시위는 이제 행정장관 직선제를 핵심으로 한 홍콩 민주화운동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홍콩시민들은 민주화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엔 홍콩시위 지도자인 조슈아 웡(Joshua Wong, 黃之鋒)과 시위 관계자들이 미국 의회를 방문했다. 웡 등은 미국 의회·행정부 산하 중국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 홍콩시위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웡은 홍콩의 자치와 인권수준에 따라 홍콩에 대한 미국의 혜택을 정하는 '홍콩 인권법' 통과를 촉구했다.
 
웡 등은 이튿날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민주당) 등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이 경제적 이익 때문에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권을 대변하는 도덕적 권위를 내세울 수 없게 된다"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홍콩 인권법을 처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펠로시 의장의 말에 동의하며 초당적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런 활동에 대해 미국이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카드로 홍콩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협상 채널과 홍콩문제에 관한 중국 공산당의 강경한 태도를 고려하면 이런 시나리오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콩 현지를 방문해 시위를 연구한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 테이블에 홍콩문제가 올라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법안을 만드는 의회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미국 의회의 태도는 실질적인 행동보다는 정치적 제스처로 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홍콩문제로 중국을 압박하려면 의회가 아닌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공산당 사이에서 의제화가 돼야 한다"면서 "공산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태도로 봤을 때 미중 무역분쟁 협상 테이블에서 홍콩시위가 논의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의회가 홍콩 인권법안을 발의하는 등 홍콩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이 법안이 통과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의회 내에선 중국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있기에 의회 차원의 행동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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