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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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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속 알고 있었고 또 몰랐던 몇 가지

2019-09-19 15:28

조회수 : 5,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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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지목됐습니다. 정확하게는 10차례의 연쇄살인 사건 중 5차와 7 9차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 묻은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입니다. 현재 살인죄로 교도소에서 무기수로 수감 중인 50대 이모씨 입니다.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공소시효도 만료가 돼 진범이 밝혀진다고 해도 현행범으로 처벌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건국 이후 최대 미스터리 미제 사건이란 상징성 때문에 진범에 대한 전국민의 분노는 처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긴 살인의 추억도 그래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영화 기자이기에 사건 자체에 얽힌 뒷얘기를 전해 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그리고 연출을 맡은 봉준호 감독, 주연 배우인 송강호 김상경과의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 제가 알고 있던 몇 가지를 소개하며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지목된 것에 대한 여러 단서를 실제 이모씨와 맞춰 본다면 흥미로울 것이라 여겨집니다. 이후 숫자로 매겨진 여러 내용은 제가 실제로 참석을 했던 현장 그리고 봉준호 송강호 김상경과의 만남 그리고 제가 한 인터뷰를 통해 알고 있던 내용들입니다. 익히 알고 있던 내용도 있고 아닌 것도 있으실 겁니다.
 
1.     살인의 추억개봉 10주년 기념 GV현장에서 봉 감독은 실제 범인을 만나면 묻고 싶은 질문을 적은 수첩이 아직도 있다면서 내가 조사하고 알게 된 범인은 1971년 이전 출생이고 B형의 남자다라고 했다. 또 현장에서 지금 여기 문을 걸어 잠그고 여기 있는 남자들의 머리카락을 하나씩 채취해 범인 DNA와 대조를 하면 용의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난 범인이 여기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행위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이다.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다. ? 저기 문열고 나가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2.     영화 개봉 이후 여러 출연 배우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당시 한 단역급 배우는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에 박현규(박해일이 연기한 극중 캐릭터)가 시나리오상에선 범인으로 그려져 있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봉 감독은 다른 영화 개봉 이후 인터뷰에서 범인이 누군지는 내가 어떻게 아냐라는 말로 박현규의 범인 단정을 부인했다.
 
3.     살인의 추억개봉 이후 가장 유명세를 탄 것은 극중 대사들이다. 송강호의 대사가 압권이었다. 확실한 것은 애드리브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극중 박두만(송강호)과 서태윤(김상경)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등장한 박두만의 대사 강간의 왕국이냐는 실제 시나리오에 있던 대사다. 가장 유명한 밥은 먹고 다니냐는 송강호가 며칠을 고민한 끝에 만들어 낸 대사라고. 이 대사 전에 나도 모르겠다. X이란 대사는 시나리오에도 있는 대사다. 봉 감독은 이 장면 촬영 전 송강호에게 뒤에 뭐가 하나 더 있지 않을까라고 송강호에게 주문을 했고, 이 장면 촬영 전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희대의 명대사를 만들어 왔단 것. 실제 촬영에선 저 대사를 넣은 장면과 넣지 않은 장면 모두를 찍었다. 당시 일부 스태프는 이 대사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반대도 있었다고. 하지만 결국 봉 감독이 이 장면을 선택했고, ‘살인의 추억최고의 명대사가 탄생했다.
 
4.     살인의 추억이란 제목이 사실 개봉 당시까지 제작사와 투자 배급사에선 논란이 있었다고. 살인이 추억이 될 수 있느냐였다는 것이다. 알려진 대로 이 영화의 원작은 연극 , 보러 와요. 영화 제목도 똑같이 가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친분이 있던 임상수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고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살아왔었나란 반응에 지금의 제목을 확정했다고. 봉준호 감독에게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영화 제목으로 영화 속 그리고 실제 사건에서도 현장에 있던 마을 입구 장승에 써 있던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를 추천했었다고.
 
5.     영화에서 용의자 백광호(박노식 분)가 기차에 치여 죽는 장면은 실제 사건의 용의자가 무혐의로 풀려난 뒤 자살한 점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6.     영화 속 두 명의 주인공 박두만과 서태윤은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한 것은 아니다.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도움을 받은 인물로 화성 지역 경찰서에 근무했던 한 전직 형사의 도움을 받았었다고 한다. 이들 외에도 많은 자료와 경찰 그리고 실제 사건을 취재한 언론사 기자의 도움도 받았다고. 결과적으로 두 인물은 봉준호 감독의 상상과 실제 인물들의 특징을 결합해 만든 창작의 인물이란다.
  •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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