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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평양공동선언 1주년…갈길 먼 '평화체제'

북미대화 교착에 약속이행 사실상 중지…"김정은 서울답방 여부, 정세 변수"

2019-09-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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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관계 해소·민족경제 균형발전 등을 위해 체결한 9·19 평양공동선언이 1주년을 맞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이행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도 북미대화 진행 상황에 맞춰 관련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갑식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18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평가-성과와 과제' 학술회의에서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관계발전을 위한) 상호의지를 확인했다면, 평양공동선언에서 이를 구체화하는 실천적 조치에 합의했다"며 "북핵(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방안도 논의했다"고 평가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도 "북핵문제 등장 후 과거 남북합의와 달리 (평양공동선언은) 경제·사회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군사적 문제도 논의하고 이와 관련한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은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영구 폐기하기로 했으며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할 경우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남북은 2018년 내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정상화, 동·서해경제공동특구 조성문제 협의,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 추진, 이산가족 문제 우선해결 등에도 합의했다.
 
합의 내용 중 일부는 이행 중에 있다. 특히 평양공동선언 부속합의서로 채택한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 내용 중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감시초소(GP) 11곳 상호 시범철거 등을 거쳐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의 남북 충돌가능성을 줄인 것은 성과로 꼽힌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그동안 남북회담에서 군사부분은 빠져있거나 후순위에 위치해왔다"며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여정에서 남북 간 돌발사태 발생 근원을 차단한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남북관계도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일각에서 북미대화 진전과 별개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힘을 얻지 못했다. 정부는 북미대화 교착과 별개로 할 수 있는 일은 준비·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내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등 대화 동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점은 호재다. 문 대통령도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미 실무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며 "남북미 정상 간의 변함없는 신뢰와 평화에 대한 의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평양공동선언 합의내용 중 '김정은 위원장 서울방문' 대목이 향후 한반도 정세변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교수는 "정세가 어려울수록 남북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평양공동선언은 이 중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와 김 위원장 방남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평가 - 성과와 과제' 학술회의 시작 전 임강택 통일연구원장(앞줄 왼쪽 세 번째), 서호 통일부 차관(앞줄 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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