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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

KDI "내년 준공후 미분양 3만호 넘는다…역전세난 확산"

정책 포럼 '우리나라 주택공급 문제점과 개선방향'

2019-08-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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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주택 공급이 넘쳐 역전세난이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DI는 이에 따른 건설시장 위험, 세입자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26일 정책 포럼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우리나라 주택공급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말 우리나라 총 주택수는 2113만호, 주택 보급률은 10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와 내년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만~3만호로 예상된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이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우리나라 주택공급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총 주택수와 주택 보급률은 지난 2010년 1785만6000호, 100.5%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주택수는 올해 412호로 지난 2015년 기준 미국 419호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구를 진행한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올해 아파트 준공과 입주 물량 유입이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세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역전세 현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해 12월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전세 가격이 가장 높았던 시기인 작년 2월과 지난 2017년 12월의 계약 만기 도래 시점이 돌아오는 때다. 수도권에서도 역전세 현상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올해 경기도 입주 물량 예정인 18만7000호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물량으로 경기도의 중위 전세 가격은 전년 대비 0.75~1.8% 하락한 2억3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7년 말 2억5000만원보다 2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송 연구위원은 주택 과다 공급의 원인으로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서 주택 공급이 급증, 급락하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과거 주택 공급 급증은 건설사의 준공 후 미분양 증가로 이어졌고 이후 미분양을 해소하는 2~3년의 과정에서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택 금융 관련 기관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5~2017년 급증한 주택 공급이 우리나라 기초 주택 수요를 이례적으로 크게 초과했고, 최근 준공과 입주 물량 형태로 주택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준공 후 미분양의 증가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지정된 택지 지구 내 주택 용지가 2014~2015년에 민간에 집중적으로 대량 공급된 데 기인했다.
 
건설사들이 낮은 자기자본 비용으로도 쉽게 대규모 아파트 건설에 착수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송 연구위원은 "건설사는 대지 소유권을 확보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받으면 착공과 동시에 선분양을 한다"며 "주요 국가는 건설 사업 자기자본 비중이 총 사업비의 30~35% 수준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4.5~9% 정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주택 공급 급증이 3년의 시차를 두고 준공 후 미분양 증가를 낳는 만큼 올해 말부터 전세 가격 하락 등의 대비해야 한다고 송 연구위원은 경고했다. 그는 "건설업계 및 건설 관련 금융기관 등은 단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준공 물량 유입은 전세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역전세 확산으로 인해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게 현금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세입자 피해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전세 관련 대출 및 보증 기관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건설사들이 시공 위주에서 도시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고도 했다. 송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건설사는 시공 위주로 영업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도시 설계, 특히 스마트 도시 전반을 기획해 수출할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강화해야 건설 산업이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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