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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KDB생명, 또 낙하산 인사…연내 매각 의지 불투명

KDB생명 수장 4명 중 2명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보신주의 만연 지적

2019-07-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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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고위 임원에 산업은행 부행장을 또다시 선임하면서 보신주의 경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산업은행 출신을 KDB생명의 대표로 선임한 이후 경영실적이 악화됐음에도 산업은행이 같은 실수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KDB생명의 연내 매각 가능성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백인균 산업은행 부행장을 KDB생명의 수석 부사장으로 내정하고 이달 내에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고위 임원에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을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KDB생명을 인수한 산업은행은 그간 4명의 대표이사 중 2명을 산업은행 출신으로 채웠다. 지난 1월 선임된 정재욱 대표의 경우 산업은행 출신은 아니지만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 라인으로 꼽힌다. 정 대표는 앞서 1999년∼2004년 한국금융연구원에 근무했다. 이는 이 회장이  한국금융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시기(2000∼2003년)와 겹친다.
 
특히, 정 대표는 KDB생명 대표 전 보험회사 현정 경험이 전무한 인사였다. 이밖에 안양수, 최익종 전 대표 역시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안 전 대표는 2013년 KDB생명보험 수석부사장으로 와서 2015년 사장에 선임됐다. 안 사장보다 앞서 대표이사였던 최 전 사장도 산업은행에서 부행장까지 지냈다가 2010년 금호생명보험(현 KDB생명) 사장을 맡았다. 
 
산업은행의 출신을 KDB생명 임원에 선임한 이후 KDB생명의 실적은 곤두박질했다. 특히, 안 전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7년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28%까지 하락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도는 수치다. 실적 역시 2017년 76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양수 전 사장 시절 경영실패를 경험한 산업은행이 이번에도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를 선임해 M&A의 총괄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매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1조원의 혈세를 투입한 KDB생명을 산업은행이 보신주의에 입각한 경영을 지속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잇딴 KDB생명 낙하산 인사가 경영능력 악화로 이어질 경우 연내 매각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DB생명은 여전히 타 생명보험사 잠재 매물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KDB생명의 투자수익률은 3.03%로 전년(3.23%) 대비 0.2%포인트 하락했으며 운용자산이익률도 같은 기간 3.33%에서 3.12%로 낮아졌다. 보험영업수익 역시 3조2650억원에서 2조9145억원으로 줄어들었고 투자영업수익도 1조103억원에서 7857억원으로 감소했다. 신계약율도 2017년 17.97%에서 지난해 13.34%로 대폭 하락했다. 이는 KDB생명과 함께 주요 매물로 거론되는 ABL생명(23.51%)과 동양생명(15.61%)에 비해 낮은 수치다. RBC비율도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ABL생명(292.2%)이나 동양생명(235.7%)보다 낮은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급여력(RBC) 비율과 순이익 등 일부 경영지표가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잠재 매물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잠재매물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KDB생명 입장에서 산업은행 낙하산 인사는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KDB생명이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 용산구 KDB생명 본사. 사진/KDB생명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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