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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해외선 대북식량지원 러시…우리는 언제?

800만달러 공여후 지지부진…"WEP와 실무협의 진행 중"

2019-06-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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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국가들이 앞다퉈 대북 식량지원에 나섰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지지부진하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식량지원 문제에 관해서 검토를 계속해나가고 있다"며 "WFP와의 실무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3일 "정부는 인도주의와 동포애에 따라 대북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별도의 대북 식량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WFP와 유니세프의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800만달러를 공여한 것과 별개의 식량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최근 가뭄과 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관영 매체를 통해 계속 알리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위험성과 그 전파를 막기 위한 방도'라는 기사에서 "수의방역사업은 축산업에서 생명과 같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을 싣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모든 돼지들이 이 병에 걸릴 수 있는데 새끼 밴 어미돼지가 걸리면 유산하면서 며칠 내에 죽는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감염 경로를 자세히 설명하며 "이 병에 대한 예방·치료약은 개발된 것이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지는 것을 막자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돼지들을 제 때에 도살해야 한다"는 대처방안도 소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자강도 내 한 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신고한 후 북한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 나온다.
 
북한 내 가뭄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7일 기상수문국 방순녀 처장과의 대담 형식 기사에서 "올해 1월부터 5월15일까지 기간 중 전국 평균강수량은 56.3mm로서 평년의 39.6% 수준"이라며 "이는 1917년 이후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서는 최저"라고 설명했다.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소개하며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 돼지열병·가뭄 소식을 전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이 지원한 식량이 지난 13일, 러시아가 지원한 밀 3900여톤이 지난 5일 각각 북한 남포항에 도착했다. 다만 남북 간에는 구체적인 식량지원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우리 측의 돼지열병 방역 관련 협력 제안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이달 초 국제기구를 통한 5만톤 규모 대북 식량지원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당정협의에서 다른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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