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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문 대통령 "6월 내 남북 정상회담"…한반도 '운명의 10일'

비건 대표 24일 방한해 일주일 가까이 체류할 듯…북미 실무협상 재개될까

2019-06-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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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8일 북유럽(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 순방기간 '6월 남북 정상회담'을 공론화하고 16일 귀국했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구축의 전환점 마련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각종 기조연설과 기자회견 자리를 통해 거의 매일 북한 관련 메시지를 내놓았다. 10일에는 남북·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고, 12'오슬로 구상'에서는 대화를 통한 상호 이해·신뢰 확보를 강조했다. 13일에는 "시기와 형식, 장소를 묻지 않고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14'스웨덴 의회연설'에서는 북한에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촉구하면서, 비핵화 후 남북 군축 가능성을 말했다. 15일에는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선 사전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위 '김정은 친서'와 같은 민감한 현안을 언급하며 남북미 물밑접촉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간 '중재자'로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온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적극 발언한 것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교착상태를 더 이상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6월말 일본 G20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된 것이 변수다. 만약 현 교착상황이 유지될 경우 일본은 G20에서 납북자 문제를 공론화하며 대북제재 강화 여론을 국제사회에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도 방한에서 기존의 원론적인 이야기만 되풀이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그 전에 4차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돼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등을 공개할 경우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G20에서 한반도 비핵화 지지 여론이 형성될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때 긍정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으며 3차 북미 정상회담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 방한 관련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24일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7일 방한할 계획이었지만, '김정은 친서'가 공개된 이후 일정을 사흘 앞당겼다는 후문이다. 그가 이례적으로 긴 기간 한국에 머무는 것은 북한과의 물밑접촉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다. 다만 북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미국과 우리 정부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우회적인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는 14일 자사 홈페이지에 북한 조선우표사에서 지난 12일 발행한 '역사상 첫 조미(·) 수뇌상봉과 회담'이란 제목의 기념우표를 공개했다. 우표 하단에는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다. 북한이 북미회담 관련 우표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미협상 재개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동시에 노동신문은 16'날로 강화되는 미국의 반 이란 압살 소동' 제목의 외신기사를 통해 "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면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 제재유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같은 날 대외선전매체 '메아리' 등은 우리 정부를 향해 "외세의 간섭과 개입을 묵인하고 그에 추종한다면 언제 가도 북남관계발전과 민족의 평화번영을 이룩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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