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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CEO동향)박동욱의 권토중래…현대건설 1조클럽 재진입 청신호

해외 수주·자체 사업 기대감 커져

2019-06-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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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권토중래. 어떤 일에 실패한 뒤 다시 힘을 쌓아 그 일에 재도전한다는 의미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두번째 해에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털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승기를 잡은 그의 당면 과제는 간명하다. 건설 명가의 재건, 1조 클럽 재진입이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지난 2016년 이후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6조7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한 수준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8400억원으로 16.4% 내려앉았다. 박 사장은 재무 관련 경력이 풍부해 취임 당시 ‘재무통’ 역량을 발휘할 거란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지난해 성적만 보면 취임 첫해는 삐걱거렸다.
 
실적 부진에 박 사장은 투지를 더 불태웠다. 지난 2월 박 사장은 현대건설을 ‘위대한 회사(Great Company)’로 만들겠다며 건설 명가 재건의 포부를 밝혔다. 인적 경쟁력 제고, 선진 기업문화 구축, 준법·투명경영 등으로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유지해 1조 클럽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현대건설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박 사장의 포부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외로 건설업황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선방한 편이다. 매출액은 3조87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었다. 영업이익이 6.1% 감소하긴 했지만 남은 기간 동안 1조 클럽 진입을 견인할 동력이 있다는 평가다.
 
우선 해외 수주의 실적이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권을 따낸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실적은 SK건설과 지분 협상을 마무리한 후 성과로 인식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연결 종속법인으로 연결실적에 포함된다.
 
지난달 이라크에서 수주한 약 3조원 규모의 해수처리 프로젝트도 올해 안에 계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쿠웨이트 알주르 LNG터미널 공사,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 시설 공사 등 해외 사업의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의 호재는 이외에도 쏟아질 예정이다. 이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 파나마 등에서 각각 13억달러(약 1조5300억원), 7억달러(약 8200억원), 25억달러(약 2조9400억원) 규모 공사의 시공사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일부 사업에서는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현대건설이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으로 설정한 13조1000억원 달성은 어렵지 않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해외사업은 발주한 국가의 정치적 상황 등에 따라 일정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어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주택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약 2만 가구를 분양했는데 그중 6400여 가구가 자체 사업이다. 직전년도 560세대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자체사업은 시행부터 시공까지 도맡아 진행하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다. 현대건설의 영업익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1조 클럽 진입은 낙관적이지만 박 사장이 마냥 웃고만 있을 상황은 아직 아니다. 신규 수주가 목표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약 27% 올린 24조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올해 1분기까지 현대건설의 신규 수주액은 약 2조9000억원에 그친다. 올해 목표액의 12%에 불과한 액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5.7% 급락했다.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는 게 박 사장에게 주어진 또다른 과제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건설 본사.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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