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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미 연준, 글로벌 증시 구원투수로 등판할까

금리인하 시사, 투자심리 회복될 전망…"하반기 1회인하 가능성 97%"

2019-06-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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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무역협상 등의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일 통화 완화적인 발언을 하면서 시장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해 다시 증시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원고를 통해 “무역 문제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모른다”며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며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진한 미국의 물가상승률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계속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면 인플레이션 기대 하락을 막기 어렵다”면서 “연준은 이런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전까지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부진한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판단, 금리인상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경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곧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주요 외신들과 전문가들도 이번 파월 의장의 성명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마켓워치는 파월 의장이 연준의 점도표에 굿바이 사인을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점도표는 19명의 연준 위원들이 각자의 경제 전망을 통해 향후 적정한 기준금리를 가늠한 그래프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점도표도 무용지물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2~3회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지만,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마이클 켈리 파인브릿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연준이 오랫동안 중립을 유지했으나 이제 느리지만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모두 알고 있듯이 이는 기준금리 인하의 징후”라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용 등 미국 경제가 탄탄해 올해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견해였으나 이번 파월의 발언으로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4분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역시 “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 1회 금리인하 가능성은 무려 97%에 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높은 압박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실제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62.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증시 부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통화 완화적 정책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유동성 확대는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준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했던 만큼 위험자산으로의 이동도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국내증시의 경우 미국보다 약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무역전쟁의 큰 틀이 기술재산권과 제조업 살리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밸류체인이 바뀔 가능성이 있고, 한국이 어떤 위치를 점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풀리면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겠지만, 미국 대비 한국 경제의 힘이 약해 국내증시가 덜 오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반도체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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