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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쿠팡 공세에 홈쇼핑·배달앱도 긴장

새벽배송·배달서비스 공격적 확장…기존 업계 사업 방향 고민

2019-05-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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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쿠팡이 이커머스 업계를 넘어 영향력응 넓히면서 기존 홈쇼핑과 배달앱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고도의 IT 기술과 배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온라인 시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 홍보 이미지. 사진/쿠팡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로켓배송 등 배달과 물류 서비스의 차별화를 토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커머스 업계를 넘어 다른 시장으로까지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최근 홈쇼핑업계에선 새벽 배송 서비스 출시를 늦추거나 서비스에 관련해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다. 쿠팡 등의 이커머스 업체들의 새벽 배송 서비스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서다.
 
특히 새벽배송 물류의 경우 일반 배송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높다는 점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일정 규모의 고객이 확보돼야 새벽 배송 서비스에 투입되는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배송비를 홈쇼핑업체가 계속 부담해야 한다. 아울러 홈쇼핑 업계 특성상 신선식품 품목 비중이 높지 않아 고객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따라 CJ ENM 오쇼핑부문과 롯데홈쇼핑은 새벽배송 서비스 도입 시점을 늦추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당초 오는 7월부터 일부 신선식품과 HMR 제품에 대한 새벽배송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오는 9월 중순으로 미뤘으며 배송 품목도 줄어들 전망이다. 
 
롯데홈쇼핑 역시 다음달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 출시한다던 목표에서 한 발 물러섰다. 지난해 12월부터 강남 일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실제 본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벽배송에 적용되는 제품도 TV홈쇼핑 판매 상품이 아닌 자사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신선식품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쿠팡의 온라인 제휴마케팅 시스템 '쿠팡 파트너스', 티몬의 쇼핑 생방송 플랫폼 '티비온' 등도 홈쇼핑 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미디어 커머스가 TV홈쇼핑 기존 시청자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쿠팡 파트너스는 블로그, 카페, 인스타그램 등 모바일앱까지 모든 채널에서 쿠팡 판매 제품을 가입자의 배너나 링크로 연결하면 수익금을 제공하는 만큼 주부들에게 확장성이 높다.
 
한편 쿠팡은 음식 배달 서비스 사업 '쿠팡이츠'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면서 불공정 논란도 빚고 있다. 최근 배달앱 '발달의민족'과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영업과정에서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쿠팡이 '쿠팡이츠'가 외식 업주를 모집하는 상황에서 배달의민족과의 계약 해지를 종용하고, 쿠팡이츠와 독점 계약 시 수수료 할인 등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최상위 50대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주들의 녹음 파일도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 측에서는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시장조사를 통해 벌인 영업이라고 주장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사업자 간 상대방을 부당하게 배제하는 것은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상승했으며, 올해 매출액은 7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1조원대가 넘는 적자에도 계속해서 투자와 사업을 확장하면서 다른 업계로부터 견제와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앞서 납품업체에게 납품 단가 인하 등을 요구했다고 논란을 빚었던 사례는 그만큼 쿠팡의 영향력과 지위가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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