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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노후 학교 개선, 좀 더 속도 붙입시다

2019-05-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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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청사에서 '학교 공간 혁신 정책 토론회'는 이상과 현실의 격차가 느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학교가 낡았으니, 노후 건물을 창의적이고 안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게 토론회 취지였는데, 질의응답 시간에 나선 학부모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보통 수준되는 시설이라도 급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학부모회 경험이 처음이라는 한 학부모는 자신들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할 때 울기까지 했습니다. 1600명이 다니는 초등학교지만 강당과 식당이 없다고 합니다. 운동 공간도 마땅치 않아서 학교에서는 아예 운동하지 말라고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어머니는 자녀가 운동 많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 학교에 말해봤지만 바뀌는 건 없었습니다.

여중학교에 딸이 있다는 학부모회 대표는 화장실이 수세식이라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양변기를 쓰기 때문에 수세식에 익숙할 일이 전혀 없다가 이제 와서 적응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집에 와서 해결하면 했지.

문제의식은 학부모에게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토론 패널로 나선 교장 선생은 자신의 학교가 공간을 혁신적으로 바꾼 사례를 설명하다가, 마지막에는 교육 당국과의 엇박자를 토로했습니다. 3년 뒤에 학교를 개축하는데, 학교 주변이 2년 뒤 완공되는 복합화 사업 대상이 됐습니다. 예산 낭비에다가 안전 문제까지 불거질 상황입니다. 특히 이 교장은 지하주차장 공사를 위한 암반 발파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와 이야기해서 개축과 복합화 사업을 동시 진행하자는 게 주장 요지입니다.

노후 건물을 창의적이고 안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건 토론회 취지일 뿐 아니라 교육부의 정책이기도 합니다. 토론회는 그걸 더 잘하자는 취지인데요. 속도를 좀 더 낼 필요성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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