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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수사권 조정' 국면, '버닝썬' 넘겨받은 검찰

조정안 대로라면 경찰에서 종결…검찰 "처음부터 다시 수사"

2019-05-1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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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지난해 연말부터 모든 이슈의 블랙홀로 떠올랐던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 1월30일 공개수사로 전환한 뒤 수사결과를 발표한 15일까지 꼬박 106일 동안 '역대급' 규모로 수사팀을 구성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했다.
 
사건 초기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의 '버닝썬 수사'는 국민적 시각에서는 일종의 예비시험처럼 인식돼 왔다. 마약·뇌물 등 범죄혐의가 섞여 있지만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형사사건이다. 패스트트랙으로 국회에 상정된 검·경 수사권조장안에 따르면, 형사사건에 대한 1차 수사 종결권은 경찰에게 있다. 
 
사건의 핵심은 경찰과 강남클럽간 유착이다. 우선 지난 2018년 11월 하순, 김상교씨가 버닝썬 직원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을 당시 출동한 경찰들부터 유착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당시 출동 경찰 4명을 포함해 역삼지구대 경찰관 71명의 휴대전화와 클럽 관계자 706명의 통화내역, 출동 경찰관과 주요 클럽 관계자 36명의 계좌 내역을 분석했다. 그러나 결론은 무혐의였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유착을 의심할만한 통화내역이나 계좌거래는 발견되지 않아, 특별히 유착 관련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제보자 김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서도 "각종 영상(지구대 CCTV, 순찰차 블랙박스, 바디캠 등)분석 결과, 김씨가 진정한 내용의 경찰관 폭행 등은 확인되지 않았고, 목격자 진술, 실황조사 결과, 거짓말탐지기 검사결과 등 이에 부합하는 자료들을 종합할 때 폭행 등 혐의 인정하기 어려워 별도 입건하지 않고 내사종결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피의자들 중 형사처벌이 확정된 경찰관은 없다. 다만, 버닝썬 아닌 '클럽 아레나 미성년자 출입 건'과 관련해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경찰출신 브로커 강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경찰은 종로·남대문서 등에서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관 2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물뽕' 의혹과 함께 버닝썬 등 강남 클럽들 사이에 조직적인 마약거래가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돼 수사가 진행됐지만 이날 경찰 관계자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보강수사를 거쳐 추가투약 혐의를 확인해 소명했지만 다각적 조사에도 불구하고 일명 '애나' 등을 통한 조직적 유통혐의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사건 수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이어받게 됐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아직 사건이 정식으로 넘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미 이번 사건을 넘겨받기를 고대한 눈치다. 대검 수뇌부 중 한 간부는 경찰수사 종결 전 "엄격하고 철저히 처음부터 다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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