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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김경수, 드루킹에겐 그냥 바둑이"

변 "정치적 목적 달성 위한 도구"…검 "긴밀한 정치적 협조 관계 분명"

2019-04-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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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드루킹(필명) 김동원씨 일당과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 측이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서울고법 형사2(재판장 차문호)11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에 대한 항소심 2회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첫 재판에서 김 지사가 신청한 보석 관련 의견 진술을 주로 청취한 만큼 이날 공판에서는 본격적인 변론인 공소사실에 대한 변호인 의견과 이에 대한 검찰의 반박이 이어졌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드루킹 김 씨의 진술이 공모혐의 인정에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만큼 김 지사가 김 씨에게 전략적으로 이용당했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변호인은 김 씨는 김 지사 외에도 고 노회찬 의원이나 김병기 의원 등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정치인과 관계를 유지하려 했는데, 내부에서 피고인을 바둑이’, 보좌관은 벼룩이’, 노 의원은 누렁이등 비하인지 모르겠지만 지칭하는 용어를 사용하며 진정한 후원 관계로 보기 어려운 단초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김 씨는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달성을 위한 모임)’ 목적 달성을 위한 수많은 정치인 중 하나로 피고인에게 접근하고, 우호적 관계를 만들러 애썼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201611월 경공모 사무실을 두 번째 방문했을 당시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프로토타입의 시연을 보고 개발과 활용을 승인했다는 증거가 된 로그기록에 관한 개발자 우모씨의 진술과 관련해서는 IT 전문 변호사가 나서 기술적으로 맞지 않으며, 중요한 부분이 여러 차례 바뀐다며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오사카·센다이 총영사 등 공직 제안과 관련해서도 우선 추천한 적 없다며 부인한 뒤, “추천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임명 여부를 가르는 건 김 지사의 추천이 아니라 (추천을 받은) 도두영의 자격과 능력이라는 점에서 이익 제공이라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의 경우 김씨 진술이 거의 유일 핵심 증거인데, 김씨는 인사 청탁이 안 되고 피고인에 대한 극심한 반감으로 자신의 형사사건에 유리하게 하려고 피고인을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킹크랩 개발을 승인·지시한 사실이 없고, 운영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 지방선거를 대비한 장래 댓글작업에 대한 이익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형사법 따라 엄격하게 범죄성립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경공모가 요청한 재벌개혁방안 보고서를 문재인 당시 대권주자의 기조연설문에 반영해준 걸 볼 때 피고인과 김 씨 사이에 긴밀한 정치적 협조 관계가 존재한 걸로 보인다면서 김 지사가 김 씨 에게 단순히 많은 정치인 중 하나 이상의 관계를 유지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피고인이 경공모 사무실을 처음 방문한 20169월 김 씨가 경공모의 목표가 재벌개혁·경제민주화임을 설명하고, 이를 이루려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등 정권 차원의 도움이 필요해 결국 차기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면서 피고인의 방문 이후 김씨가 온라인 활동 관련 홍보팀을 모집해 활동하고, 킹크랩 개발을 시작하는 등 대선지원계획을 더욱 구체화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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