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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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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고용에서 일 중심 사회보험으로의 전환 필요

2019-03-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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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와 지능화의 확대에 따른 일, 일자리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용의 변화에 따른 사회보장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일자리의 감소 또는 사라질 시대에 대비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대표적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인가? 
 
미래에 대한 우려와 기대 속에 많은 주장이 난무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와 정치권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52시간 노동,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으로 진영이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서 '한국 경제가 몰락할 것이다', '한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하는 각자의 의도를 드러낸 주장만으로 대립하고 있다. 눈앞의 문제에 몰두하다가 서서히 몰려오는 쓰나미에 몰락할 수 있다. 대립의 시대에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현재의 우리를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세계적인 변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자동화다. 1970년대 들어 시작된 공장 자동화는 제조업의 변화를 가져왔다. 제조업 고용은 줄어들고 임금 인상률도 떨어진 반면 기업 이윤은 늘어났다. 경제를 주도하는 기업은 수십만명을 고용하던 제조 기업에서 수만명을 고용하는 디지털 기업으로 바뀌었다. 자동화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은 생산의 아웃소싱, 고용의 아웃소싱을 쉽게 하고 효율적이 되도록 했다. 점점 많은 노동자들이 하청, 비정규직, 임시직, 시간제, 플랫폼 노동자 및 독립계약자로 바뀌고 있다. 의료보험, 연금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의 사회보장 제도는 이러한 노동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노동과 사회보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노동 1.0은 18세기 후반 산업 혁명으로 공장에 고용된 노동자 집단의 탄생을 가리킨다. 노동 2.0은 19세기 후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를 바탕으로 한 복지 국가의 시작을 의미한다. 산업화로 새로운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노동자들의 조직화로 압력이 커지면서 사회보험이 도입된다. 노동 3.0은 1970년대 후반 이후 ICT 혁명과 생산의 자동화가 시작된 시기로, 경제의 글로벌화와 국제 노동분업이 확산되고, 전반적으로 복지가 향상되고 노동자 권리가 정착하는 시기다. 지금은 노동 4.0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노동 4.0은 자동화에서 지능화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동의 디지털화, 노동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이 더욱 확대되는 시대다. 이러한 노동 4.0 시대에 맞는 사회보장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
 
현재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은 4대 보험이다. 우리나라에서 4대 보험은 산재보험(1964년)을 시작으로 건강보험(1977년), 국민연금(1988년), 고용보험(1995년)이 도입되면서 기본적인 사회보장의 골격으로써 자리 잡았다. 4대 보험의 재원은 국민연금, 건강보험은 기업과 노동자가 절반씩(자영업자는 전액 자부담),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은 주로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 즉 4대 보험의 근간은 사용자의 고정적인 고용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새롭게 증가하는 플랫폼 노동, 특수형태 노동자, 예술인 등으로 상징되는 유연한 노동에 대한 사회보장이다. 플랫폼 노동에 대한 사용자의 4대보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있지만, 이것이 미래의 노동 환경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앞으로 점점 더 모호해지는 노동 및 고용형태가 늘어날 것인데, 이는 사회보험의 가입을 둘러싼 지속적인 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용을 기준으로 한 사회보험에서 일을 기준으로 한 사회보험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단위 기업의 고용자 부담에서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로 사회보험 재원을 통합하면 모든 형태의 노동자, 자영업자, 사업가 등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평생 단일한 계정을 갖도록 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4대보험 부담과 행정 처리 비용을 줄여주어 고용을 늘리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노동자에서 창업을 하여 사업가가 되거나, 은퇴없는 단시간 단기간 노동, 육아 등을 위해 파트타임으로 전환하는 등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일하는 형태를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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