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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문 대통령, 벨기에 국왕 국빈만찬서 "한국전쟁 참전한 우리의 혈맹"

2019-03-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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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빈 방한한 필립 벨기에 국왕과의 만찬 자리에서 "벨기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함께 피 흘린 우리의 혈맹"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만찬사를 통해 "당시 참전부대 중 제 3공수대대는 후일 (필립)국왕님이 근무한 부대라고 들었다"며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벨기에 국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한국민들은 그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필립 국왕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맞이하는 유럽 왕실 인사이며 벨기에 국왕으로는 27년 만의 방한이다. 부친인 보두앙 전 국왕은 노태우 대통령 초청으로 1992년 10월 한국을 찾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필립 국왕과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갈라 만찬 당시 만남을 거론하며 "다시 만나 뵙게 돼 매우 반갑다. 국왕님의 방한으로 양국의 우정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벨기에의 '통합의 힘'을 거론하며 "언어·문화·사회적 차이를 넘어 통합과 화합의 길을 이뤄낸 국왕남과 벨기에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필립 국왕이 가져온 외교문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의 오랜 우정을 보여주는 외교문서들이며 그 중에서도 1919년 문서가 눈길을 끈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3.1 독립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한국인들은 자유를 원했으며 침착하고 당당하게 행동했다'고 주일 벨기에 대사관이 본국에 전한 내용을 설명하며 "암울한 시기에 벨기에가 보여준 객관적이고 진실한 태도는 한국인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됐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어서 더욱 뜻깊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인생의 어려움은 우정이 해결한다'는 벨기에 속담을 인용하며 "우리의 우정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왕님과 왕비님의 건강 그리고 두 나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건배를 제의한다"고 건배사를 외쳤다.
 
필립 국왕은 "대한민국 문화의 위대함과 자연의 아름다움 재발견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고려청자 특유의 빛깔, 전통 궁중요리 고유의 풍미, 가야금의 감미로운 선율, 더 오래 머무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방문할 때마다 놀라게 하는 것은 한국의 지속적인 발전"이라며 "한국에서의 발전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그렇지만 분명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수 세기에 걸친 전통을 계승한 한국은 확고히 미래를 지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역사 속 한국민들은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항상 뛰어난 용기와 회복, 탄력성을 보여줬다"며 "내적 강인함이야말로 한국의 급속한 발전,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한국의 탁월한 기여도 그리고 세계무대 속 한국의 현 위치의 비결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다자협력 체제와 지역통합에 성공적으로 동참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와 같은 강인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한국은 절대적인 우수성과 탁월함으로 모두를 위한 최상의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립 국왕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언급했다. 필립 국왕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통령의 불굴의 노력에 성원과 지지를 보낸다"며 "대통령님의 공로에 힘입은 최근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에 진출한 주요 벨기에 기업들이 성장하고 점점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벨기에 진출을 모색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이 강화됐다"며 경제, 학술, 문화, 예술 교류 증진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우정을 바탕으로 양국의 공동 번영을 기원한다"며 한국어로 "양국의 우정을 위하여"를 외치며 건배를 제안했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의 관계 발전에 기여해 온 각계각층의 인사 9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형진 주 벨기에대사 내외,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민명기 롯데제과 사장 등이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벨기에 필립 국왕 내외와 국빈방문 환영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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