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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그저 손 한 번 내밀어 드리는 것이라도…

2019-03-25 16:31

조회수 : 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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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전 국민에게 가장 가슴 아픈 사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트라우마가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사실 이보다 더 끔찍하고 참담한 사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아직도 슬픔에 빠트리고 일부는 대면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이유는 사회 시스템이 철저히 외면하고 나아가 그것을 은폐하려 했단 점에서일 것입니다. 2014 4 16. 세월호 참사 입니다. 304명의 목숨이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구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영화 생일은 이 참사 이후 남겨진 사람들, 다시 말해 그 유가족들의 삶을 들여다 봅니다. 영화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한 학생의 엄마로 나온 배우 전도연, 그리고 이 영화를 연출한 이종언 감독은 아직도 가슴이 떨리고 눈물을 흘립니다.
 
영화 '생일' 스틸. 사진/NEW
 
 
혹시, 기성 세대로서 이 참사에 대한 죄의식 때문이냐 아니면 참사 자체의 고통 때문인가란 질문에 두 사람은 똑같이 대답했습니다.
 
아마도 두 가지 모두 아닐까요. 5년이나 지났지만 그날의 진실은 아직도 진도 앞바다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어른으로서 우린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요.”
 
죄의식,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잘못에 대한 부채의식은 우리 모두가 지고 나가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잠시 잊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종언 감독은 이 영화를 자신의 데뷔작으로 선택했는지도 모릅니다.
 
“5년이나 지난 게 아니라 겨우 5년 밖에 안 지난 것 아닐까요. 그렇다고 그 시간이 짧고 길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에서 우리가 계속 아파해야 만 할까요. 그런 참사를 겪었으니 우린 아파해야만 하는 것 일까요. 최소한 남아계신 분들에게 손이라도 한 번 내밀어 드려야 하는 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예의가 아닐까요.”
 
배우 전도연은 당초 이 영화의 출연을 거절했었다고 합니다. 영화 밀양이후 다시는 자식 잃은 부모는 연기하고 싶지 않았단 혼자만의 약속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온라인 동영상 뉴스 클립에서 한 시민이 노란 리본 좀 안달 수 없을까요? 이젠 지겹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오늘 전도연과의 만남 그리고 이종언 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나 역시 그 한 시민과 똑 같은 부류는 아니었나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소한 그분들에게 마음의 손이라도 내밀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가야 할 용기를 전달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응원이라도 지금 이 자리를 빌어 조심스럽게 전달합니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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