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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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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철학 그리고 피아노
詩⑦노름

보들레르 <악의 꽃>

2019-03-13 09:08

조회수 :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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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색한 안락의자엔 늙은 창녀들,
파리한 얼굴엔 눈썹, 그리고 아양떠는 요부의 눈으로
선웃음 치며 보석과 금속의 짤랑거리는 소리를
얄팍한 귀에서 울려 보낸다

초록융단의 도박대를 둘러싸고 있는 입술없는 얼굴들,
핏기 없는 입술에 이빨없는 합죽한 , 그리고
빈 호주머니나 두근거리는 가슴 더듬으며
지독한 열로 떨리는 손가락들

땟국 흐르는 천장 아래는 파리한 빛 발하는 한 줄의 샹들리에,
그리고 육중한 캥케 등이 희미한 불빛을 던져,
핏땀흘려 번 돈을 탕진하러 온
유명한 시인들의 어두운 이마를 비추고 있다

이것이 어느날 밤 꿈속에서 밝은 눈아래 펼쳐진
하나의 검은 화폭
나 자신은 고요한 어둠의 한구석에서
팔을 괴고 추위에 떨며 말없이 부러워 하고 있었다

그 사람들의 끈덕진 정열을 부러워하고,
그 늙은 창녀들의 서글픈 쾌활을 그리워하고,
모두들 내 앞에서, 어떤자는 옛날의 명예를,
어떤자는 지난날의 미모를
호탕하게 거래하고 있는것을 부러워 하며!

그리고 내마음은 깜짝 놀랐다, 그 수많은 가련한 인간들이
쩍벌리고 있는 심연으로 미친듯 들려가, 제 자신의 피에 취해
결국 죽음 보다는 고통을, 허무보다는 지옥을
택할 것을 부러워 하는 나 자신에 대해!

보들레드 <악의 꽃> 중 '노름'



도박은 어떻게 중독이 될까.
노름에서 돈을 딸 확률은 1/100이다.
잃을 가능성은 99/100이다. 

하지만 도박에 중독이 되면 가능성은 1/2로 착각하게 된다.
'이기다'와 '지다' 두가지만 생각하게 된다.
판단력이 100가지 중에서 2가지 중 한개로 좁혀지게 된다.

1/100의 1을 알면서도 1/2을 믿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돈을 따는 것보다 도박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도박에서 한번 터지면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거야"

도박이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 무리수를 던지며 사활을 건다.
크게 잃는 만큼 크게 보상할 명분을 자신에게 제공한다.
여전히 1/100보다 1/2을 믿게 된다.

1/100이 터졌을때의 그 영광과 환희에만 집중하느라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도박의 습성은 종교와도 닮았다.
세상에 없는 줄 알면서도 신을 믿는 현상.
신이 있을때 구원을 받는다는 희박한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건다.



'구원을 받는다'와 '구원을 받지 못한다'.

1/2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건다.

도박에서 돈을 딸 확률은 1/100이다.
로또는 1/8백만이다.
이 우주에서 신이 존재할 가능성은 위의 두개를 곱한 것에 제곱을 한 것보다 더 작다.

악의 꽃.
꽃은 꽃인데 그 꽃을 갖게 되면 댓가가 크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아름다운 꽃.
마약.
도박.
그리고 종교.

이 세가지 아름다운 악의 꽃이 가진 공통점.
받은 사람은 파멸하고 주는 사람은 돈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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