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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자본시장 이야기)코스닥은 영원한 2부리그(?)

2019-03-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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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은 2부 리그란 오명을 벗을 수 없는 걸까. 코스닥 시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하는 기업이 등장하면서 다시금 떠오른 생각입니다.

최근 포스코켐텍과 더블유게임즈가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하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전상장은 장기 성장에 대비한 안정적 투자환경과 주주기반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손바뀜이 많은 개인투자자보다 기관과 외국인 주주의 비중을 늘려 주가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가 상승도 노려보겠다는 의미입니다.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이 되면 이런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이 유입되고 주가가 오르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이전상장 기업들의 주가는 해당 공시를 내기 2년 전부터 2년 후까지 장기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그 기간 누적 초과 수익률은 코스닥 지수 대비 124%, 코스피 대비 62%로 조사됐습니다.

보고서를 쓴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에서의 이전상장은 유가증권시장 대비 저평가에서 탈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시장이란 코스닥의 부정적 평판이 IT·기술기업 중심의 시장이란 긍정적 평판을 압도하면서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일방적인 이전상장이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업이 가치를 더 높이 평가받기 위해 둥지를 옮기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계속 탈출을 하면서 IT·기술기업 중심의 시장이란 특성은 희석되고 메이저리그인 유가증권시장으로 가기 위한 마이너리그란 이미지가 두드러지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입니다.

포스코켐텍은 시총 5위 기업이고 더블유게임즈도 2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앞서 이전 상장한 셀트리온과 카카오, 동서, NAVER, LG유플러스도 모두 시총 최상위권 기업이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대표기업의 이탈은 시장규모 축소, 투자자 기반 위축으로 이어지고 우량기업이 신규 진입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코스닥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IT·바이오 기술기업의 이탈이 주는 타격은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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