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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경

"시대 유행에 발맞춰"…대한항공 유니폼 50년 변천사

2019-03-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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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대한항공은 1969년 창립 이후 현재까지 총 11번에 걸쳐 객실승무원 유니폼을 바꾸며 시대의 유행에 발맞춰왔다.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 유니폼이 세계 속에 한국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알리는 상징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9~1970년대…대한항공 유니폼 '격변기' 
 
 
대한항공 1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창립 당시인 1969년 및 1970년대 대한항공 유니폼은 7번의 변화를 거치며 발전을 거듭했다. 1기 유니폼은 1969년 3월부터 1970년 2월까지 착용됐다. 역대 유니폼 중 가장 짧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유행을 불러 일으켰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양장 문화의 대가로 불린 송옥 양장실의 송옥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이 유니폼은 100% 나일론 소재에 당시로서는 파격적 색상인 다홍색을 치마에 사용했다. 베이지색 블라우스에는 감색과 다홍색 선을 목선과 왼쪽 가슴에 넣어 포인트를 주었으며, 당시 유행했던 노 칼라를 접목시켰다. 이 유니폼은 이후 버스 안내원 복장 등 여러 분야에서 이 유니폼을 모방한 디자인의 유니폼들이 탄생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유니폼은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도입한 제트기인 B720 항공기에 첫 오른 영예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유니폼을 입은 객실승무원들은 1969년 10월 대한항공 민영화 이후 가장 먼저 개설한 서울-오사카-타이페이-홍콩-사이공-방콕 노선에 투입됐다. 
2기 (1970년 3월~1971년 6월)
 
 
대한항공 2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2기 유니폼은 대한항공 유니폼 역사상 가장 짧은 길이의 미니스커트 형태였다. 당시 가수 윤복희씨에서부터 출발한 미니스커트 열풍이 반영됐다. 
 
밝은 감색 모직 소재를 사용한 원피스 형태의 미니 스커트로, 모자 또한 같은 색상을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고, 상의와 같은 디자인의 재킷을 덧입을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디자인했다. 
 
치마 길이는 짧았지만 양쪽 등 부분에 요크를 넣어 활동성을 강조해 기내에서 일하기 편한 디자인으로 승무원들로부터 인기가 좋았던 유니폼이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 이 유니폼은 단정함을 주는 흰색 장갑도 착용했다. 
 
 
 
3기 (1971년 7월~1972년 12월)
 
 
대한항공 3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3기 유니폼은 1972년 국내 최초로 정기 미주 여객노선이 취항했던 시기에 적용됐다. 
 
디자이너는 첫 번째 유니폼 제작을 맡았던 송옥씨이며, 진한 감색 색상에 3개의 금단추로 장식한 재킷과 같은 색의 주름 없는 A라인 스커트, 모자가 착용됐다. 블라우스는 하이 목라인과 라운드 목라인의 두 종류로 흰색 블라우스가 착용됐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이 유니폼을 착용하고 지난 1972년 4월19일 서울을 출발, 도쿄, 호놀룰루를 거쳐 로스앤젤레스(LA)까지 날아갔다.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은 것. 이 유니폼은 대한항공기와 함께 LA 동포들에게 "당장 대한항공을 타고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동경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당시에는 "칼(KAL) 타고 왔수다"라는 유행어가 만들어 내기도 했다. 
 
 
4기 (1973년 1월~1974년 4월)
 
 
대한항공 4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4기 유니폼은 미주 노선 취항에 이어 서울~파리 노선 개설로 유럽 진출이 이뤄졌던 시기일 때 산뜻하고 화사한 느낌으로 재탄생했다. 
 
승무원들은 이 유니폼을 입고 당시 가장 큰 항공기로 '점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보잉사의 B747 기종의 항공기를 처음 타고 태평양을 횡단했다. 
 
유니폼 색상은 두 종류로 하늘색과 연노랑색 미니 원피스와 같은 색상의 재킷, 모자가 채택됐다. 곡선을 살린 모자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으며, 전체적으로 유니폼은 여성적이면서도 단정하게 디자인됐다. 특히 이 때 처음으로 스카프가 도입돼 승무원 의상에 포인트를 주었으며, 이후 승무원의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꾸준히 활용됐다. 
 
 
 
5기 (1974년 5월~1976년 5월)
 
 
대한항공 5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5기 유니폼은 1975년 3월14일 파리 취항으로 우리의 날개가 유럽으로 첫 비행을 시작했던 시기에 착용됐다. 이 유니폼은 군청색 모직 자켓과 같은 색상에 1개의 맛주름이 들어간 스커트로 구성됐다. 
 
당시 대한항공 로고에 사용되었던 붉은색 고니 무늬에 흰색 블라우스를 착용했고, 흰색, 빨강, 연두, 감색의 혼합무늬로 된 스카프를 착용하여 단순함을 보완했다. 
 
 
 
 
 
 
6기 (1976년 6월~1977년 12월)
 
 
대한항공 6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6기 유니폼은 국내 최초로 대한항공에 의해 국산 헬기 조립 생산이 이뤄지고 현재 매월 발행되는 대한항공 기내지 모닝캄이 계간지로 처음 창간됐던 시기에 적용됐다. 
 
깔끔하고 단정한 분위기의 유니폼으로 100% 나일론 재질의 감색 재킷과, 동일한 색상의 스커트, 모자를 선보였으며, 단조로움을 줄이기 위해 레이온 소재의 흰 블라우스에 대한항공 로고가 들어간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었다. 
 
승무원의 활동성을 고려해 반소매 블라우스와 무릎 길이의 맞주름 스커트로 편안함을 강조했고, H형 실루엣을 보여주었다. 또한, 2년 여 만에 유니폼에 모자가 다시 등장했으나, 이 때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모자는 사용되지 않았다. 
 
 
7기 (1978년 1월~1980년 3월)
 
 
대한항공 7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7기는 서울~바레인~제다, 서울~쿠웨이트, 서울~아부다비 노선 취항 등 중동 시장 노선 개척과 확장이 본격화되고, 서울~뉴욕 여객노선이 취항한 시기의 유니폼이다. 
 
디자이너 송옥 씨가 다시 디자인을 맡았던 이 유니폼은 감색 재킷과 스커트로 보수적인 스타일을 유지했으나 빨강색과 감색 색상의 물결무늬 블라우스를 사용해 '대한항공 유니폼에 획기적인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80년대 대한항공은 유니폼에도 글로벌 시대를 겨냥한 대한항공만의 색을 구축하려고 시도했다. 이때부터 유니폼의 교체 주기도 길어졌으며, 86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등 연이은 초대형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펼쳐지던 80년대 후반에는 처음으로 외국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맡기기도 했다. 
 
8기 (1980년 4월~1986년 3월)
 
 
대한항공 8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8기 유니폼으로 바뀐 시기는 기존 고니 형태에서 국적기의 이미지인 현재의 태극 응용 문양의 로고가 탄생한 때다. 유니폼에도 빨간색과 파란색, 흰색이 주요 색으로 자리잡았다. 
 
점퍼스커트에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흰색 블라우스를 받쳐 입도록 했으며, 대한항공 영문을 프린트해 무늬를 만든 흰색, 빨강, 감색의 스카프를 착용했다. 
 
특히, 자켓 왼쪽 가슴에는 붉은색 헹거칩 장식을 넣어 시선을 집중시키고 깨끗하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많이 이끌어냈다. 약 6년간 가까이 착용되며, 대한항공 승무원 유니폼으로는 처음으로 장수를 누리기도 했다. 
 
 
 
 
9기 (1986년 4월~1990년 12월)
 
 
대한항공 9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86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과 여행자유화로 세계화가 화두로 떠오르던 당시의 9기 유니폼이다. 80년대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에게 알린 역할도 했다. 아울러 이 유니폼은 대한항공이 지난 1990년 3월31일 모스크바 여객노선 첫 취항 때 입은 옷으로 동구권 철의 장막을 넘기도 했다. 
 
이 유니폼은 대한항공 처음으로 외국 디자이너인 미국의 '조이스 딕슨'에게 디자인을 맡겨 제작했다. 유니폼 자켓은 개버딘 소재의 빨강색이며, 7부 소매와 지퍼 스타일의 원피스로 활동량이 많은 승무원들에게 기능적인 면에서 적합했다.
 
원피스의 흰 칼라가 기존에 사용되던 스카프보다 단정하게 보이는 디자인이었다. 단청무늬를 벨트에 적용하여 우리나라 전통 이미지를 유니폼에 적용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10기 (1991년 1월~2005년 2월)
 
 
대한항공 10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10기 유니폼이 사용된 때는 5대양 6대주 전 대륙 하늘 취항, 대한항공이 국내 첫 개발 항공기 ‘창공91’ 시험 비행, 기내식 비빔밥 ‘머큐리’ 대상 수상, 스카이팀 창설 등 항공 역사에 한 획을 남긴 시기다.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얼굴이 된 이 유니폼은 디자이너 김동순의 작품으로 14년 넘게 사용한 국내 최장수 유니폼으로 꼽힌다. 
 
진한 감색의 자켓, 스커트, 조끼에 깨끗하고 여성스런 이미지가 강조된 흰색의 블라우스를 받쳐 입는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특히, 빨강, 감색, 흰색의 대한항공 로고가 프린트된 커다란 리본 모양의 스카프는 외국인들에게도 호감을 줘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평가 받아왔다. 
 
이 유니폼은 3명의 디자이너가 9가지 유형을 제작한 후 전체 여승무원의 공청회를 거쳐 선정된 것으로, 버튼, 명찰 등의 부착물에 금색을 사용해 보다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시기유니폼은 90년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다양화되었던 당시 여성들의 도회적이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반영하는 대표 디자인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11기 (2005년 3월~현재)
 
 
대한항공 11기 유니폼.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지난 2004년 창사 35주년을 맞아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라는 비전을 발표하고, 2005년 가장 먼저 이미지 변신의 첫 걸음으로 유니폼을 전격 교체했다. 
 
11기 유니폼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서비스 제공'을 모토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인 지앙프랑코 페레에게 디자인을 의뢰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지앙프랑코 페레는 아르마니, 베르사체와 함께 이탈리아 3대 패션 디자이너다. 
 
이 유니폼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패션 감각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적용한 것으로, 우아하고 세련되면서도 편안하며, 인체공학적인 디자인과 신축성 있는 소재를 이용한 기능성을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기존 스커트와 함께 국내 최초로 바지 정장을 도입했으며, 청자색과 베이지색을 기본 색상으로 우아하면서도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었다. 청자색은 청명한 가을 하늘, 한복과 청자에서 착안해 한국의 이미지와 잘 맞는 색으로서 유니폼에 활용되었으며, 한국 고유의 비녀를 연상시키는 헤어 엑세서리와 비상하는 느낌의 스카프 등 소품까지 활용된다. 
 
편안함과 실용성을 위해 고탄성 모직, 면직 등의 천연 소재와 함께 최첨단 소재도 활용됐다. 셔츠에는 포플린을, 트렌치코트에는 개버딘을, 셔츠깃에는 피케를, 스카프에는 오간자 실크를 채택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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