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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시시콜콜)주주추천 사외이사 후보 기회 날린 KB노조

자격 검증 부실에 세번째 기회 날려

2019-02-2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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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다소 어처구니 없이 주주추천 방식 사외이사 후보 추천 세 번째 기회를 잃었습니다.

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877735

KB노협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방식을 추진해왔는데요.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이 KB금융 계열사인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 및 소송을 수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해 상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백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5기 출신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인물입니다.

KB노협은 백 변호사 추천 당시 "민변에서의 조직관리 및 행정 경험, 정부 자문기구 활동, 언론사 이사 및 사외이사 경험, 시민사회 활동 등에 비춰볼 때 직무수행 공정성,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두루 갖췄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이어 "법률 전문가로서 KB금융의 취약요소인 제반 법률소송 리스크를 완화하고 제반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조정 능력을 발휘해 시장과 감독당국과의 관계에서도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KB노조의 다소 부실한 자격검증 탓에 지난 2017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 기회를 잃었습니다.

결국 KB노협은 후보자 결격 시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추천을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이로써 KB노협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주주총회 안건은 6주 전에 제출해 4주 전에 확정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금융권에 노동이사제를 포함해 주주나 노동자들이 직접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는데요. KB노조가 이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주총 표대결에서 밀려 실패했지만 KB노조 안팎에서는 이번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소 어이없이 세 번째 기회를 잃었습니다.

박홍배 KB노협 의장은 "향후 후보에 대한 흠결 논란을 부추길 것이 뻔하다"라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 의지와 연대활동의 순수성을 폄훼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후보자 본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동의를 받아 주주제안을 자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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