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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향

2019-02-21 17:25

조회수 : 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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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글은 제가 취재했던 내용 바탕 및 개인적 예상을 담은 내용입니다. 

지난 18일 제 메일함에 현대오토에버 자료가 도착했습니다. 이날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말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았습니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주주총회에서 합병 안건 의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죠. 이른바 시나리오 가동, 싸이즈가 나온거죠. 
 
그러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이자 23.29%의 지분을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루이스글래스와 ISS 등이 반대하는 속에 5월말 전격 철회를 발표합니다. (솔직히 예상 못했습니다.)
 
사진/뉴시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허가도 났고 정부의 수소전기차 지원 드라이브, 광주형 일자리 협약 등도 진행됐습니다. 

이제 남은 건 지난해 무산됐던 지배구조 개편입니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가 현대오토에버의 상장 시도는 개편의 '재시동'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제 생각에는 현대차그룹의 큰 문제들이 일단락된 만큼 현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구조 개편,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서둘러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사견으로는 현대차그룹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좌초될 정도로 비판을 받지 않는 황금비율(?)을 찾으려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현대오토에버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 후 다시 현대모비스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해봅니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한 비율 산정으로 비판받은만큼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를 높여 비판을 피하면서 수소전기차 비전을 이끌어나갈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의도죠. 
 
사진/뉴시스

물론 현대오토에버 상장 후 매각한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원래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발표 때 정몽구 회장 등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기아차, 현대제철, 글로비스 등이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순환출자를 끊는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현대오토에버 예상 시가총액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해 전량 매도해도 가용 금액은 2000억원 미만입니다. 정몽구, 정의선 부자가 매입해야 할 현대모비스 지분은 기아차 16.88%, 현대제철 5.66%, 글로비스 0.67% 등 23% 정도인데 4조원이 넘습니다. 

정 부회장이 글로비스와 오토에버 주식 전량을 팔아도 최대 1조5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보여 저는 합병하고 또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밀어봅니다. 
 
개인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삼성이 미울겁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논란으로 정작 이 합병은 성사됐지만 국민연금은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고 후폭풍은 현대차그룹에 왔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영화 '타짜'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시나리오 쓰고 있네"
 
사진/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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