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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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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연한 연장, 30년만의 변화…정년도 연장돼야"

법조계 "늦은 감 있지만 환영"…기업들 "큰변화 없지만 보험료 인상 불가피"

2019-02-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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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취재팀] 대법원이 육체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최대한의 나이를 뜻하는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 판단했다. 고령화사회에 발맞춘 판결이라는 평이 있는 반면 사측과 보험사의 근로자 배상기준이 새롭게 마련돼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일반 육체 노동자의 가동연한에 관한 경험칙 등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 고령사회…정년연장 계기돼야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박모씨 등이 수영장 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봐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원고 측을 대리한 노희범 변호사는 “지난 30년 동안 평균수명이 12세가 늘어났는데 가동연한은 상향되지 않았다”며 “늦었지만 환영하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이어 “일반 육체노동자들은 우리사회의 소득 취약계층인데 다쳤거나 사망했을 때 배상 받아야하는 일실수입을 못 받았다”며 “이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무직도 정년인 60세가 넘어서도 소득활동을 한다면 당연히 소득에 상응하는 배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정정년이 가동연한만을 고려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고용구조, 경제규모 등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회, 노동부와 노동계가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변화를 읽고 고령자고용법 개정을 통해 정년 연장을 기대해본다”고도 덧붙였다. 
 
하급심 가동연한은 이미 65세
 
이미 지방법원 등 하급심은 가동연한을 만 65세로 인정하고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6월 사고를 당한 근로자에게 “일반적인 건강인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65세가 될 때까지는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고 경험칙상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을 대리한 박기억 변호사는 “하급심 재판부에서 사회 흐름을 반영해 몇 년 전부터 가동연한을 65세로 인정했다”며 “종전엔 망인의 건강상태나 직업을 감안해 62~63세로 인정되기도 했다. 30년 전 경제활동이나 소득수준이 확연히 다른데 이번 선고도 많이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65세라는 가동연한도 낮다고 보이지만 갑작스럽게 올리면 배상의무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갈 수 있어 절충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종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어쩔 수 없지만 가동연한을 60세로 인정받은 근로자들은 항소를 통해 더 많은 배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병훈 사회학과 교수도 “적절한 시대변화에 맞춰 30년 만에 노동정년에 새로운 규범이 적용돼 고령화인구를 보호할 수 있는 판결”이라며 “우리사회 가동연한이 노사간 쟁점이라 대법원 전합 판결까지 오게 됐는데 노동자가 다쳤을 경우에도 보험사나 사측에서 보상해줘야 하는 부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노사관계 영향 없을 것…보험료는 인상 불가피"
 
보험업계에서는 육체노동가동연한 상향으로 손해배상관련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실손배상을 원칙으로 하는 차보험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예컨대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는 가입자가 사고 없이 일했을 경우 발생할 수입을 계산해 일실수입을 산정해 지급한다"며 "가동기한이 늘어나면 그만큼 지급해야 할 보험금도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동연한 5년 연장으로 약 1.2%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기타 배상책임보험도 지급보험금이 증가해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손해사정사는 “이번 판결로 보험금지급기준 가동기간이 상향될 것이고 이로 인해 보험료가 오르는 것도 불가피하다”며 “보험회사의 손해율 증가 문제, 각계에서의 정년연장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업계, 특히 기업들은 이번 판결이 기존 노사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가동연한이 65세로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정년이 65세가 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공감이 있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과거 60세로 정년이 늘어나기까지도 판결 이후 20여년 정도가 걸렸다. 다만 후에 정년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이번 판결이 하나의 근거로 사용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연금과의 연관성도 적다는 분석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센터장은 "육체노동 가동연한이 65세로 확장된 것이 다이렉트로 퇴직연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보상을 할 때의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일하는 나이와 그거는 실질적으로 큰 상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부장도 "연금과 이번 판결이 직접적 연관은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노인에 대한 정의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에 대한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합의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취재팀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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