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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외국기업 철수 대비한 시스템 갖춰야

2019-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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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산업1부 기자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한국지엠 사안은 자동차 업계에서 뜨거운 화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설 명절을 앞두고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게 시작이었다. GM은 한국지엠에 대해 법정관리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압박에 나서면서 협상력을 높였고 노조는 "회사를 믿을 수 없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정치권에서는 지역경제에 타격이 갈 것을 우려했고 결국 정부와 GM은 5월초 정상화방안에 합의했다. GM이 10년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정부는 산업은행을 통해 8100억원을 출자해야했다. 당시 금호타이어도 법정관리 위기에 처했고 4월 국회의원 선거까지 겹치면서 정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별로 없었다. 
 
당장의 법정관리 위기는 넘겼지만 크고 작은 갈등은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지엠이 연구개발(R&D) 법인분리를 시도하지 노조는 물론 산은도 사전 협의가 안됐다면서 반발했고 법적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지엠은 신설법인 설립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이상 철수설의 사전포석으로만 받아들여졌다. 이 문제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문제를 취재하면서 만난 전문가들의 대다수는 “GM의 한국철수는 시간 문제이며, 현재 명분을 쌓고 있는 중”이라면서 “정부 지원금은 몇 년간 철수를 유예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산공장 폐쇄 발표 후 1년이 지났지만 정부와 산은, 노조는 GM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외국기업은 수익만을 따지고 아무런 사회적 책임 없이 철수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정부는 이로 인한 실직자 증가와 지역경제 파탄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GM은 호주를 비롯해 인도, 태국,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도 일자리를 볼모로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전략을 사용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련 없이 떠났다.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지엠 한 곳과 거래하는 부품업체들이 특히 위기를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해외 업체가 철수하더라도 부품 업계가 공멸하지 않도록 하는 거래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지원과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또한 지난해부터 논의돼왔던 군산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GM이 언젠가는 한국지엠에 대한 구조조정, 나아가 철수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GM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 비판했음에도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주주들도 GM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81억달러(약 9조원)로 전년 대비 107.7% 증가하는 실적을 거두자 GM의 방향을 환영하고 있다. 산은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10년간 철수를 하지 않는다는 안이한 자세보다는 피해를 최초화하는 플랜B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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