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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htengilsh@etomato.com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세운에서 뭘 보존한다는 거죠?

2019-01-25 07:15

조회수 :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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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시가 청계천과 을지로 일대의 개발 계획을 보존 방향성으로 잡는다고 발표하면서 시청 앞은 둘로 갈렸습니다.

자신들을 영세 토지주(15평 이하 소유했답니다)로 주장하는 사람들은 재검토를 철회하라고 오전에 시위하다가 진입 퍼포먼스를 벌였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는 점심 시간대인 오후 시간에 연대대로 방향성은 환영하지만 구체적이지 않다고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순간까지 시위 중이었던 토지주 진영은 매우 험악한 분위기였습니다. 오전에는 나름대로 차분히 돌아가는 상황을 설명해주던 사람이, 오후가 되자 막 화를 내고 연대를 대상으로 욕까지 하면서 거칠게 반응했습니다.

이렇게 어떤 사안에 대해 찬반이 있거나 의견이 엇갈릴 경우에는, 주장들의 공통점을 보면 진상에 다가갈 수 있거나 최소한 생각해볼만한 포인트만이라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안에서는 "이미 많이 나갔다"는 포인트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운 재정비 구역 일부에서 철거가 진행되면서 이미 나간 상인이 많다는 것입니다. 보존연대는 "이미 많이 나갔으니 이제라도 보존해야 한다"이고, 토지주는 "이미 많이 나갔는데 보존할 게 뭐 있다고"라고 하는 식입니다.



그래서 23일 당일 서울시 발표에서 궁금했던 건 한 가지였습니다. 이해당사자들의 논의구조를 만든다고 했는데, 이미 나간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찌할 것인가. 그에 대해서 담당자는 직접적인 답을 안하면서 답변을 회피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보존 찬성 진영에서 간간히 들었던 상인 발언을 보면 "저는 떠나지만 다시는 이렇게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는 식의 발언들이 있었습니다. 그 상인들은 이미 떠난 상인은 돌이키기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어서 그런 말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남아있는 상인을 위주로 보존하는 방향이 될 공산이 커보입니다. 당초에 보존 명분 중 큰 축이 상인들과 제조공장들이 형성하는 '제조 생태계', '산업 생태계'라는 점을 생각하면 좀 아이러니합니다. 수백명의 상인이 옮기고 폐업까지 해서 생태계가 파괴된 상태인데, 현재 남은 생태계만 보존한다고 하면 그게 온존할지 의문입니다. 만약 서울시가 보존으로 큰 방향을 잡은 게 올해 끝까지 간다면 논의구조 등에서 생태계 재확대도 논의돼야 아귀가 맞다고 봅니다.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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