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한영

"비핵화 많은 진전…2월말 북미회담"(종합)

트럼프 "회담 장소 추후 발표"…비건-최선희 실무협상에 달려

2019-01-20 12:50

조회수 : 3,050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미가 2월 말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실무협상에 착수했다. 구체적인 의제와 비핵화-상응조치 실행계획 논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면담 당일 침묵을 지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에 관한 한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성과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전날 김영철 부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매우 좋은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장소에 대해서는 "아마도 2월 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한 나라를 선택했지만 추후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김 부위원장을 면담했을 때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모습을 공개하고, 그가 떠날 때 건물 밖 차 앞까지 나가 직접 배웅했다. 이번에는 면담이 끝나도 이례적으로 침묵이 길어지자 그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진전을 이뤄왔지만 불행하게도 보도되지 않았다" "북한과는 상황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김 위원장이 김 부위원장을 통해 제시한 몇 가지 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회담 장소로는 베트남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장소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을 놓고, 미리 확정적인 언급을 했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정과 장소를 못박을 경우 이후 협상 과정에서 실무진이 떠안아야 할 부담감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회담 취소' 발표까지 발생했던 전례를 감안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극적 효과를 위해 발표를 미룬 것이란 시각이 있다.
 
스웨덴에서 진행 중인 북미 간 실무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최종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이 각각 이끄는 북미 실무협상팀은 19일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만나 실무협상에 착수했다. 비건 대표가 지난해 8월 임명된 이후 북한 측 실무대표인 최 부상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 공동 성명에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안전보장 제공을 각각 약속했다. 양국 간 새로운 관계 형성과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유해송환·발굴 등 4개 항으로 구성된 합의문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지난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 간 북미 고위급회담 후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는 김 부위원장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을 진전시키는 노력들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우리 측 관계자들도 스웨덴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북미 양측이 쉽게 의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중재 역할에 나설 수도 있다. 이번 협상은 오는 22일까지 남북한과 미국 협상팀이 회의장 인근에 머물면서 수시로 만나며 이견을 좁혀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웨덴 경찰이 회담장 인근에 머물며 취재진의 접근을 막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면담 등 2박3일 간 미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오른 김 부위원장 일행은 회담 결과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베이징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공군기지 방문일정을 마치고 백악관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 최한영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