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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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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임대주택≠자가"

2018-12-28 10:48

조회수 : 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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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지난 26일 서울시는 주택을 8만호 공급할 뿐 아니라, 질 좋은 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하는 근거로 낮아지는 자가보유율을 꽤 중요하게 내세웠습니다. 서울의 주택공급은 2010년 340만호에서 2017년 367만호로 늘었는데, 자가보유율은 반대로 51.3%에서 48.3%로 떨어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보도자료 3페이지, 우연의 일치인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발표한 PPT에도 3번째 슬라이드에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낮은 자가보유율의 해법이 공공임대주택 공급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임대는 자가보유가 아니니 당연히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었죠.

이에 대해 박 시장의 답변은 분명하진 않았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자가 보유를 넘어선 상위 개념이다. 세계의 많은 선진도시를 보면, 삶의 질이 높을수록 공공주택이 많다." 이런식이었습니다.

박 시장은 곧 다른 일정 때문에 떠나고 개별 질문 시간에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면 자가보유율이 결과적으로 높아진다는 이야기인가"

이에 대해 공무원은 좀 더 분명하게 답했습니다. "아니다. 선진국 역시 주택을 공급하면 돈 많은 사람이 사서 자가보유율이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결국 임대주택 공급은 자가보유율을 높이는 게 아니라, 낮아진 자가보유율 문제를 어떻게 잘 다룰 것인가 하는 정책이었던 것입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답변이겠지만, 왜 박 시장이 대답을 뭉겠는지도 더 분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전세제도가 있을 정도로 내 집 마련 열망이 굉장히 강합니다. 거기다 대고 분명하게 답했을 때 여론의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리고 따져보면, 공공임대주택은 자가 보유가 아니라고 답변한 셈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더 큰 꿈을 위해선 좀 더 분명하게 입장을 이야기해야 할 거 같은데, 그 때 어떻게 이야기할지도 은근히 기대됩니다.
  • 신태현

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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