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정초원

@etomato.com

뉴스토마토 정초원입니다
지옥고에 빠진 집 없는 청년들

2018-12-17 17:06

조회수 : 1,27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청년 세대가 좀처럼 몸을 뉘일만한 주거 공간이 허락되지 않는 현실 탓에, 몇년 전부터 '지옥고'로 명명되는 공간이 유행어처럼 돌고 있습니다. 어감 또한 그리 좋지 않은 이 단어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의 한 글자씩을 따와 만든 말인데요. 이렇다할 해법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같은 청년 주거빈곤 가구의 비율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다양한 가구 형태 중에서도 취약한 계층으로 꼽히는 1인 청년 가구의 현실에 대해 알아봅니다. 
 
 
1. 지옥고로 내몰리는 젊은층
 
 
• 청년 69만 가구 “주거 문제 고통”(중앙일보 기사 읽어보기)
청년 가구의 상당수가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은 낮은데 주거비 부담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살인과 같은 극단적 형태의 성폭력 범죄는 감소하고 있지만, 디지털 성범죄와 성희롱 등이 증가하는 흐름도 관측됐다. 주거 문제는 크게 최소 면적에 미달하거나 상·하수도가 설치되지 않는 등의 품질 문제와 주거비 부담 문제로 나뉘는데 특히 주거비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거 문제를 겪는 청년 가구는 서울(38.2%)·경기(13.8%)·인천(3.7%) 등 수도권에 약 56%가 집중돼 있었다. 남성 1인 가구(54.9%)와 여성 1인 가구(32.2%) 등 특히 1인 가구가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학생, '지옥고'로 내몰린 이유는?(매일경제 기사 읽어보기)
많은 대학생이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학교 앞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로 내몰리는게 현실이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할 경우 `반강제적`으로 비싼 돈을 주고도 좋지 않은 거주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 직장인 이 모 씨(여·25)에게 대학생활은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다. 대학 생활 내내 한 평 남짓의 고시원에서 고통스러웠기 때문. 이 씨의 방 주변 환경은 최악이었다.

=얼마 전 서울 종로 고시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거취약계층의 '지옥고 살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바 있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터를 잡는 청년은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이 기꺼이 치를 수 있을 정도의 비용 안에서 번듯한 주거공간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한푼이 아쉬운 학생이나 당장 실질소득이 없는 취약계층은 두세배의 월세를 주느니 비주택 주거공간인 고시원을 택하는 일도 많습니다. 정부의 2017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가구의 10.5%, 저소득가구의 10.1%는 최저주거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 청사진 흐릿한 청년 주거 정책 
 
 
• 청년가구, 월세 45만원도 못 내는데 주거정책선 ‘뒷전’(한겨레 기사 읽어보기) 
정부는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주거복지망’을 강조하며 주거정책의 청사진인 주거복지 로드맵을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지난 7월엔 이를 보강·구체화한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도 내놨다. 이 방안의 핵심은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 23만5천호 △신혼희망타운 10만호를, 청년에겐 △공공임대주택 14만호 △공공지원주택 13만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공급량 자체에서 이미 차이가 클뿐더러, 질적으로도 청년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청년에게 집중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공공지원주택은 민간 건설사의 배만 불렸다고 비판받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개선한 것이다. 

• 시흥시, 주거복지 표창 받았는데…의회는 “관련 예산 깎겠다”(경향신문 기사 읽어보기)
회의록에는 주거급여 예산 편성의 적정성을 논의한 대목이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외부 감시를 받지 않고 의원들끼리 세부적으로 항목별 예산 증감을 논하는 계수 조정에서 주거급여 예산이 삭감된 것이다. 사실상 밀실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주거급여 예산의 문제가 무엇인지 논의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은 전혀 없었다”며 “왜 삭감됐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청년을 위한 주거정책을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올해 내놓은 대책만 하더라도 신혼부부에게 초점을 맞추느라 미혼 청년층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공급 대책이 됐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이는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목표로 잡은 단위가 신혼부부는 '집', 청년은 '방'으로 나뉘었다는 점만 보더라도 여실히 그 인식을 알 수 있습니다. 2인 가구로 출발하는 부부는 집에서 거주하도록 하고, 1인 가구인 미혼인 방에서 시작하도록 하자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물론 지나치게 거친 요약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층의 주거 문제는 정부의 시야에서 사각지대 아닌 사각지대로 분류돼 왔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3. 해법은 없나? 

 
• 취약주거공간 폐쇄가 답?(경향신문 기사 읽어보기)
정부도 대책으로 공공임대주택 확충을 약속했지만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안전에 더 취약한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고시원·지하방·옥탑방 등의 취약주거공간을 아예 단계적으로 폐쇄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제로 없애지 않으면 더 나은 집으로 옮길 수 없는 주거취약계층을 위해서는 주거 공공성과 주거인권을 실현할 수 있는 강제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집걱정없는세상·안전사회시민연대 등 15개 시민단체는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권을 누려야 한다는 취지로 ‘지하·옥탑방·고시원 폐쇄 및 공공임대주택 요구 시민연대’를 출범했다. 

• 1인가구 위한 셰어하우스 지어(문화일보 기사 읽어보기)
서대문구에 ‘주택 포기 세대’라 불리는 청년주민들이 몰리고 있다. 구가 ‘대학도시’에 걸맞게 청년 주거공간 확보에 강한 의지를 보여 줬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로 불리는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뜻을 모은 기업과 주택협동조합, 구청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 포스코와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서대문구가 무주택 1인 가구 청년 18명이 저렴한 임차료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청년누리’를 남가좌동에 조성해 준공했다. 방은 개인별로, 화장실과 욕실은 2인이 함께 사용하고 주방과 거실은 6명이 공유한다. 공동체 활동을 위한 커뮤니티실도 갖추고 있다. ‘포스코1%나눔재단’의 건립 제안을 서대문구가 적극 검토, 수용해 사업이 성사될 수 있었고 청년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지방정부와 기업의 성공적인 협업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우리는 늘 어딘가에 있다"(경향신문 기사 읽어보기)
요즘 공공건축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요.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 중에 건축주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도서관, 공원, 학교처럼 사람들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 좀 더 좋은 건축으로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지옥고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극단적인 해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공간은 아예 월세를 받고 내어주지 못하도록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물론 그 모든 지옥고를 폐쇄 조치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일종의 풍선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르는 것이고요. 하지만 이처럼 극단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문제가 제자리걸음 할 수 밖에 없다는 일각의 주장은 일견 이해가 가는 구석도 있습니다. 공간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굉장히 큽니다. 정다운 기린그림 건축전문 영상제작사 감독이 "어떤 공간에 있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순간들이 매우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말이지요. 안심할만한 부분은, 시민 공동체와 지역 단위로 다양한 해법이 끊임없이 모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년층은 지옥고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함께 고민할 시점입니다. 
  • 정초원

뉴스토마토 정초원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