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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카풀이 택시를 잡아먹을까

2018-12-14 11:25

조회수 : 3,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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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IT 업계를 들썩이게 한 소식은 카풀·택시 갈등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7일 처음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 카풀은 서비스 전부터 두 업계간 갈등으로 시끄러웠죠. 여기에 카카오가 서비스를 강행하자 택시업계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갈등이 촉발된 대표적 사건이 택시 노조원 분신 사망 사건입니다. 택시 운전사 최모씨가 카카오 카풀이 개시되고 맞은 첫 평일인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택시 운행을 하며 겪었던 생활고와 카풀 서비스 출시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깁니다. 여기에 바로 그 다음날에는 택시 운전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국회 폭파를 암시한 쪽지가 서울숲에서 발견되기도 했죠.
 
이러한 갈등이 지속되자 카카오는 결국 정식 서비스 연기를 발표했습니다. 시범 서비스와 정식 서비스가 얼핏 보기게는 크게 달라보이진 않죠. 그러기 때문에 '카카오가 말장난하는 거냐'라는 비난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식 서비스가 늦어지면 이용자 불만, 서비스 안전성 확보 등도 함께 늦어져 오히려 카풀 경험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기사 : (현장+)카카오 카풀, 콜 잡는 데 1시간반…매칭 속도·상호 안전성 과제로
 
그렇다면 정말 카풀이 택시 산업을 모두 밀어내 국내 교통 서비스 최강자 자리에 오를까요? 글쎄요.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먼저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교통 체계에서 자가용 동승은 불편하기 그지 없습니다. 기자는 지난 10일 아침 카풀을 이용하기 위해 카풀앱을 키고 호출을 잡았지만 1시간반동안 추위에 덜덜 떨어야 했습니다. 자리를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콜을 잡아보려 했지만 카풀 드라이버들이 콜을 취소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지난 월요일 아침 바깥에서 떨며 카풀이 택시를 대체하진 못하겠구나 여실히 느꼈습니다. 하나의 이동 수단이 시장에 등장한 것은 분명하나 택시처럼 내가 원할 때 어디서든 탈 수 있는 편의성 측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기 때문입니다. 이용자들마다 카풀에 대한 경험이 다릅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여 시장과 산업을 만듭니다. 카풀이 택시를 잡아먹기에는 아직 그 수준이 미미하다는 생각만 남긴 경험이었습니다.
 
카카오 카풀 취소 화면. 사진/카카오T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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