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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자본시장 이야기)실적보다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 주가

2018-12-1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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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실적에 수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가치를 따지는 데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이 되는 실적이 좋으면 시장의 평가인 주가가 따라오게 돼 있다는 뜻입니다. 널리 쓰이는 이 말은 국내 증시 잘 들어맞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올해는 그렇습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우선주, 신규상장 종목 제외)은 부산산업입니다. 작년 말 3만원이던 주가는 19만6000원(7일 종가 기준)으로 6배 넘게 올랐습니다. 철도사업을 하고 있어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영향입니다. 대호에이엘과 한일현대시멘트, 남광토건 등 다른 남북경협주도 상승률 상위 10위권에 들었습니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 여느 때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호실적이 가능할 테니 기대감에 투자한 것을 이상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언제 현실화할지 모르는 남북경협 수혜에 기대기에는 실적과 재무상태가 너무 좋지 않습니다.

부산산업의 영업이익은 올해 1~2분기 10억원대였고 3분기에는 3억원입니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3억4900만원(KB부동산, 7일 기준)이란 점을 생각하면 집 한채도 살 수 없는 돈입니다. 현대한일시멘트는 3분기 영업적자를 냈고 남광토건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억원이 안됩니다. 대호에이엘은 회계 처리 위반으로 거래가 정지돼 있습니다.

사실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쪽에 속해 있는 게 더 어울릴 수 있는 기업들입니다.

그나마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휠라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 상승률 5위에 오르면서 주가와 실적의 방향성이 같다는 말이 완전히 틀리지 않았음을 일부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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