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브렉시트 하원 표결을 연기했습니다. 이후 브렉시트 불안이 다소 안정됐다는 시장의 평가가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표결연기는 오히려 혼란 가속으로 가는 길 같습니다.
메이 총리가 이번 표결을 연기한 이유는 딱 1가지 입니다. 바로 부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물론 이유로는 합의안에 담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간 '안전장치'에 대한 하원의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사퇴 가능성이 높아보여서 했던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입니다. 100표 이상의 차이로 의회에서 부결된다면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책임설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또 수정안을 제시하는 방법도 있었으나 제시하지 못했고, 표결 직전이 돼서 연기를 택한 것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메이 총리가 가시밭 길을 걸어야 할 운명입니다. 의회나 EU 둘 중 하나와라도 협상에 성공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아 보이기 떄문입니다.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AP·뉴시스
먼저 12월13~14일에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메이 총리는 EU와 수정안 도출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EU는 지난 11월부터 협상안 외 다른 안은 없다는 입장 입니다.
의회 표결도 메이 총리는 내년 1월21일전까지 하겠다는 입장인데 의회는 3월28일까지로 제시했습니다. 또 수정안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영국 내부 의회에서 수용될 수 있는 협상안 도출은 가능성이 낮습니다.
결국 협상 과정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조기총선이나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 상정 등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당분간 파운드화의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이번 표결 연기 결정으로 파운드화의 절하가 있었습니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1% 이상 하락해 지난 2017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25달러 대까지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