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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한국 음악계의 그래미 도전기는 현재진행형

2018-12-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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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 어워즈 진출을 아쉽게 놓쳤습니다. 신인상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전날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공개한 84개 부문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습니다. 

비록 그래미 주요 4개상(올해의 음반, 레코드, 노래, 신인상)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BTS의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를 만든 제작업체는 그래미 후보로 지목이 됐습니다.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건데, 한국 앨범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가 그래미 후보로 지명된 건 국내 대중음악사 최초입니다.
 

BTS의 이번 사례 이전 클래식과 국악으로 범위를 넓히면 그래미 수상을 했거나 후보에 올랐던 경우는 몇 차례 있습니다. BTS의 음반 참여자가 그래미 후보에 오른 소식부터 한국 음악계의 그래미 도전기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1. BTS 그래미 도전은 이제 시작

방탄소년단, 그래미 진출 아쉽게 불발…도전은 진행형(종합)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그래미 진출을 아쉽게 놓쳤다.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는 7일(이하 현지시간)는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84개 부문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방탄소년단 후보 지명이 조심스레 점쳐졌던 신인상(The Best new artist) 부문에는 클로이X할리, 루크 콤스, 그레타 반 플리트, H.E.R, 두아 리파, 마고 프라이스, 비비 렉사, 조자 스미스 등 8팀이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은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지만, 이들의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 앨범 디자인에 참여한 파트너사 허스키폭스가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Best Recording Package) 부문 후보로 올랐다.

=BTS가 그래미 진출을 놓친 건 여러모로 아쉬운 소식이지만, 국내 앨범 디자인을 패키징한 업체가 그래미 후보로 올랐다는 건 어쨌든 BTS의, 한국 대중음악계의 그래미 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빌보드는 이날 앨범 패키징 후보 지명에 대해 "앨범 콘셉트에 대한 BTS의 헌신을 기리는 것이재 새로운 돌파구와 이정표를 만드는 것"이라며 "근래 가장 아름다운 앨범 패키징의 한 사례"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 정규 3집 리패키지 앨범. 사진/핫트랙스

2. 그래미 역사와 함께 해온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상

그래미, 방탄소년단 음반이 후보로…'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어떤 상?
 
 
'베스트 앨범 패키지'로도 불리는 이 부문은 일반 음악팬들에겐 다소 생소한 부문이다.  팝, 록, R&B 등 음악 장르 분야가 아닌 '시각 디자인'에 관점을 둔 탓에 전문 음반 수집가가 아니라면 주목도가 덜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1959년 4월 그래미 1회 시상식부터 존재했을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그래미 어워즈가 1958년 시작됐다는 점을 상기하면,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상 후보에 오른 것은 사실 국내 대중음악업계 관점에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 상은 과거 클래식 음반과 NON 클래식 음반으로 나눠 시상하는가 하면, 사진 부분과 그래픽 아트 분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장르와 분야를 막론하고 '음반 패키지 디자인'이란 총체적 관점에서 모두 아우르는 종합 시상식으로 변경됐습니다. 

보수적인 평가를 자랑하는 그래미 시상식은 이 부문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1970년대를 수놓았던 하드록, 헤비메탈, 프로그레시브 록 음반표지에서 혁신을 추구하던 창작집단 힙노시스의 작품들을 여러차례 '물' 먹였고, 당사의 사례는 세계적으로 그래미의 보수성과 편협성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60년간 가수나 연주자 외에 대중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 음반 제작에 관여하는 다수의 인력의 노고를 인정한다는 점에선 분명 의미가 있는 상입니다. 

BTS도 이번 패키지 부문을 첫 걸음 삼아 차근차근 도전에 나선다면 차후 그래미 진출 성공이라는 꿈 달성에 이를지 모를 일입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

3. BTS 이전에도 그래미 도전사는 존재했다

한국 음악계 그래미 도전사…누가 수상하고 후보 올랐나(종합)
 
 
클래식과 국악으로 범위를 넓히면 수상을 했거나 후보에 오른 이들이 있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두 개 트로피를 받았다.

또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그림자 없는 여인'이 그해 클래식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상'에 선정됐다.

=BTS 이전에도 우리나라 뮤지션들의 그래미 도전사는 존재했습니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대표는 2012년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Elmer Gantry)를 담은 음반으로 제54회 그래미 어워즈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을 수여한 바 있습니다.

2016년에는 찰스 브러피가 지휘하고 캔자스시티합창단과 피닉스합창단이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베스퍼스: 올 나이트 비질'(Vespers: All-Night Vigil)로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최고 음반상'에 김기현 등 3명이 한국계인 미국 실내악단 파커 콰르텟은 '최우수 실내악 퍼포먼스' 부문 수상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국악계에서도 국악 음반 제작사 악당이반이 만든 음반 '정가악회 풍류 가곡'은 2012년 '최우수 월드뮤직'과 '최우수 서라운드 음향' 두 부문 후보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화관문화훈장을 받는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

4. BTS 연말 경사는 계속

‘NYT 올해 최고의 노래’에 BTS 2곡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두 곡이 미국 뉴욕타임스 ‘최고의 노래’ 목록에 선정됐다.

뉴욕타임스는 9일자(현지 시간)에 ‘2018년 최고의 노래 65곡’을 뽑아 공개했다.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 켄드릭 라마, 영국 그룹 1975 등이 목록에 올랐다. ‘최고의 노래 65곡’은 뉴욕타임스의 음악 전문 기자 두 명이 각각 뽑은 리스트를 합친 것으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존 카라마니카 기자가 선정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라마니카는 방탄소년단의 ‘FAKE LOVE’와 ‘Singularity’를 공동 20위로 뽑았다. 방탄소년단이 8월에 낸 앨범 ‘LOVE YOURSELF 結―Answer’ 수록곡이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DDU-DU DDU-DU’도 이 순위에서 31위였다. 

=비록 아쉽게 그래미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BTS의 연말 경사는 계속되는 중입니다. NYT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곡 65곡에는 ‘FAKE LOVE’와 ‘Singularity’가 선정됐습니다. 이 외에도 '타임'의 '올해의 인물' 온라인 독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블룸버그 올해를 빛낸 아티스트로 선정되는 등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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