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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chowon616@etomato.com

뉴스토마토 정초원입니다
'광주형 일자리', 이대로 불씨 꺼지나

2018-12-07 16:20

조회수 : 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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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협상이 타결 될 듯 말 듯했던 '광주형 일자리'가 결국 난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무기한 중단됐습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 사업인데요. 현대자동차가 참여 의사를 밝혀 관심이 집중됐죠. 노동자가 일반 완성차 업체 연봉의 절반 정도를 받되,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과 의료같은 추가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실질소득을 늘리는 지원책입니다. 올해 6월에 현대자동차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 듯 했는데요. 장장 6개월 간의 협상이 수차례 좌초되면서 사업의 불씨가 제대로 타오르기도 전에 꺼져버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1. 동력 잃은 광주형 일자리

 
사진/뉴시스
 
• “광주형 재추진하면 또 파업”(서울경제 기사 읽어보기)
노조는 “이날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 각 2시간 파업을 유보하고 정상근무한다”며 “광주형 일자리 협약을 재추진하는 기류가 형성되면 언제든 파업하겠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기아자동차 노조도 이날 파업하지 않기로 했다. 두 노조는 전날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며 각 4시간 파업한 바 있다.

• ‘엔진 꺼지는’ 광주형 일자리(한국일보 기사 읽어보기)
광주형 일자리 모델인 현대차 위탁조립공장(합작법인) 투자유치사업이 협상 타결을 목전에 두고 주저 앉은 데는 현대차의 노조회피전략 때문이라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는 그간 협상에서 ‘저임금 무노조’ 전략을 이어왔다. 광주형 일자리가 사회적 대타협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그 타협의 핵심 대상인 노조의 존재를 부정한 셈이다. 실제 현대차가 투자협약서에 합작법인의 자기자본금(2,800억원) 중 19%(530억원)를 투자하고, ‘임금 및 단체협약을 5년간 유예한다’는 조항을 넣자고 고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장 현대차가 지분율 20%를 넘기면 신설법인은 계열회사로 포함돼 자사 노조의 덩치만 커져 현대차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일자리 모델을 놓고 긴 시간 협상을 이어왔는데요. 결국 좌초된 데는 노동계의 반발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임단협 5년 유예 조항'이었습니다. 광주시와 현대차가 잠정적으로 합의한 투자협상 초안에는 '주 44시간 근로, 초임 3500만원, 경제성장률에 준한 임금 상승'이라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초임 3500만원이 다른 현대차 근로자에 비해 낮은 임금인 데다 5년 동안 임단협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까지 들어간 탓에 지역 노동계가 반발한 것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죠. 애초에 현대차가 투자유치에 나선 이유는 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었던 터라, 노동계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까지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결국 현대차 노조는 이 문제를 이유로 파업까지 나섰고 광주형 일자 협상은 또 다시 무산됐습니다.  


2. 광주형 일자리 무산, 후폭풍은?

사진/뉴시스
 
• 1조 지역 부대사업도 표류(서울경제 기사 읽어보기)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마련한 최종 협약안에 대해 현대차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한 부대사업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독소조항으로 알려진 ‘35만대 생산까지 임단협 유예’라는 문구 하나 때문에 결국 노사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된 모든 사업들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 셈이다.

• 與지도부 “광주 안된다면 대안 찾아볼것”(동아일보 기사 읽어보기)
홍 원내대표는 “광주에 저희가 기대를 걸고 설득을 해보겠지만 다른 대안을 분명하게 찾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군산이나 경남 거제 등 지역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역에서 광주형 일자리모델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해찬 대표도 지난달 27일 전북 익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거의 매듭 단계이고 다음으로 ‘군산형 일자리’를 준비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사실상 올스톱되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문제는 이 사업과 관련한 광주시의 다른 부대사업도 함께 악영향을 받게 됐다는 점인데요. 행복임대주택, 진입도로 개설, 동반성장지원센터, 공동 어린이집 등 지역에서 추진하기로 했던 모든 사업이 유예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광주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광주시는 일단 이달 말까지 협상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수차례 협상이 좌초된 데다 양측의 입장차가 뚜렷해 전망은 어둡습니다. 


3. 협상 표류, 해법은 없나? 
 
사진/뉴시스

• “광주형 일자리, ‘임단협 유예’ 등 제도 뒷받침을”(문화일보 기사 읽어보기)
경제계 일각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추진을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임·단협 유예는 실정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있는 만큼 ‘광주형 일자리’ 적용 지역을 ‘경제특구’ 또는 ‘노사관계 특구’로 지정해 별도의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의 이재교 세종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중심을 잡고 중립적인 원칙을 지켜야 함에도 선수로 뛰려 하고 개입하려 하다 보니 노 측이 이를 믿고 억지를 부리는 것 같다”면서 “정부는 물론 이를 추진하는 광주시도 모두 협상 참여자들에게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기업 수익 우선·노조 몽니 해결”(이데일리 기사 읽어보기)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광주형 일자리 협약에서 ‘임단협 5년 유예’ 조항이 논란인데 이를 보장하지 않으면 현대차가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광주시와 정부가 나서서 강성 노동계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해결해야한다”고 했다. 실제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참여하게 된 것은 수익성이 낮은 경형 SUV를 생산하기 위해서 안정적으로 저렴하게 생산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임단협 5년 유예 조항이 사라진다면 매년 임금인상에 따라 생산 비용이 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광주형 일자리 발목 잡은 ‘임단협 5년 유예’(한국일보 기사 읽어보기)
임금인상 유예 조항을 두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거나 무용하다고 볼 일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명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광주형 일자리에서 두는 임단협 유예 조항은 노조법이 아닌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는 것으로, 나중에 노조가 파기할 수는 있겠지만 유예 조항을 두는 것 자체를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현대차가 이사회에서 국내 투자 의사 결정을 하려면 이 정도 보증은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기업과 노동계가 서로 믿지 않는 '불신 문화'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제조업인 현대차 노조는 파업과 투쟁을 통해 임금을 올리는 문화에 익숙한데요. 현대차가 35만대 생산을 달성할 때까지 임금협상을 하지 않는, 문제의 '5년 임단협 유예'를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결국 노조를 믿지 못하는 것이죠. 사실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내용이라, 이번 협상에 이런 식의 유예 문구가 들어간다고 해도 크게 법적 유효성이 있지는 않은데요. 이런 형식적인 문구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노조가 추후에 얼마나 임금을 인상해달라고 나올지 믿을 수 없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인 것으로 읽힙니다. 노조 또한 이번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법적 구속력도 없는 문구를 노동계를 무시하면서까지 넣어야 하겠냐는 다.
 
물론 뿌리깊은 불신 문화를 하루아침에 거둬버리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모든 협상이 그리 쉽게만 풀릴 수가 있을까요. 중간에서 양측의 불신을 달래고 접점을 찾아야 했던 광주시가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이대로 그 불씨가 사라지는 걸까요? 다른 지역을 사업 대안으로 찾으려면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하고,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결국 노사의 신뢰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정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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