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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임시정부기념관에서 기대할 '사색의 공간'

2018-12-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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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내년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과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입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인근 옛 서대문구의회 청사 부지에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국가보훈처와 기념관 건립위원회는 6일 기념관 설계공모 당선작을 선정했습니다. 유선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가 출품한 ‘시작되는 터, 역사를 기억하는 표석이 되다’ 당선작에 대해 보훈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가진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복합문화공간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조감도. 사진/국가보훈처
 
보훈처가 보내온 조감도 사진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1층 역사광장 전경이었습니다. 보훈처는 “중앙광장은 전 층을 관통하도록 해 빛을 통해 하늘광장과 닿게했으며,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건축물이 하나의 거대한 광장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합니다.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내 1층 역사광장 조감도. 사진/국가보훈처
 
문득 서울 부암동 윤동주문학관이 떠올랐습니다.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지난 2012년 만든 문학관 내에는 열린 우물, 닫힌 우물로 불리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특히 닫힌 우물은 용도 폐기된 어두운 물탱크 위에 뚫린 작은 공간에서 빛이 들어오도록 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잠시나마 침묵하고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문학관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 여기였습니다.
 
윤동주문학관 내 열린우물, 닫힌우물 소개글. 자료/종로문화재단
 
임시정부기념관 디자인 개념에 대해 보훈처는 “건물을 드러내기보다는 주변의 역사적 상징성을 조화롭게 받아들이고 단순함을 통해 역사를 숙독하는 표석이 되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합니다. 역사를 숙독하기 위해서라도 관람객들로 하여금 사색하게끔 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특히 역사광장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옵니다. 실제 만들어진 후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최한영 정경부 기자(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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