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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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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 간 까닭은?

2018-12-12 10:38

조회수 :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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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식회계 의혹으로 화제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제약·바이오산업을 주도할 기업으로, 본사는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에 있다. 이 회사가 다른 삼성 계열사가 모인 서울이나 경기도가 아니고, 제약·바이오와 딱히 관련도 없는 송도에 간 데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다. 당시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행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송도에 유치한 사연을 소개했다.
 
송 의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민선 5기 인천시장을 지냈다. 당시 송 시장은 인천 경제활성화를 위해 송도국제도시 육성과 글로벌 기업 유치에 상당히 공들였다. 수시로 출장을 다니며 송도를 홍보했다. 하지만 번번이 퇴짜였다. 그는 "외국 투자자들이 하는 말이 '송도에 삼성하고 LG가 있느냐, 삼성하고 LG도 송도에 안 가는데 왜 우리보고 오라고 하느냐?'고 하더라"며 "송도에 국내 유수 기업을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 길로 송 시장은 곧장 삼성에 갔다. 당시 그룹 미래전략실을 이끌던 김순택 부회장을 만났다. 삼성의 미래전략 사업 중 하나를 송도에 유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송 시장은 다른 신수종 사업보다도 제약·바이오를 눈여겨봤다. 하지만 삼성은 그의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송 시장은 "삼성과 이건희 회장이 경상도를 기반으로 하고, 김순택 부회장도 대구 사람이다 보니 그쪽에서 미리부터 제약·바이오 대구 유치를 작업했다고 하더라"며 "특히 특히 김 부회장과 경북고 동기인 김범일 당시 대구시장이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송 시장이 아니었다. 그가 몇 번이나 사정하고 매달린 끝에 결국 삼성은 바이오로직스를 송도에 두기로 결정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절대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당시 삼성에서 '바이오로직스가 송도로 가는 대신에 이런 사실을 절대 유출하지 말라'는 단서를 달았다"며 "그때가 영남정권이었기 때문에 삼성이 제약·바이오를 대구로 안 보내고 인천에 간다고 하면 난리가 난다고 무척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을 기공하기 전까지 송도에 바이오로직스가 간다는 게 알려지면 협상을 철회할 수밖에 없으니 꼭 약속을 지켜달라'고 거듭 부탁했다"며 "이렇게 협상한 끝에 겨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송도로 가져 왔다"고 덧붙였다.
 
2011년 5월27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지구에서 바이오의약품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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