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주용

rukaoa@etomato.com

꾸미지 않은 뉴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태극기부대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

2018-11-30 09:52

조회수 : 883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태극기부대’ 영입은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
 
최근 자유한국당 내 인사들의 태극기 부대 끌어안기는 지속되고 있는데요. 보수 대통합 과정에서 태극기부대도 통합 대상에 넣을지에 대한 논쟁에서 시작됐지만 이제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처음엔 태극기부대를 받아들여 지지 세력을 더 단단하게 하자는 주장과 태극기부대를 받아들이면 다시 되돌이표밖에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맞섰는데요. 최근 당내 인사들의 발언은 대부분 태극기부대에 우호적입니다.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 도로에서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태극기부대를 포용하자는 주장의 발단은 전원책 변호사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전 변호사는 당시 한국당의 조강특위 외부위원으로 선임된 뒤 각종 인터뷰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는데요. “태극기부대는 극우가 아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는 그룹이다. 그분들을 보수세력에서 제외할 것이냐 한다면 그건 아니다.”(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태극기부대는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이고 직전 대통령이 구속돼 추락한 국격을 걱정하는 분들.”(KBS 정준희의 최강시사)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마찬가지다. 공식 석상에서 태극기부대를 포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여러번 했습니다. "보수진영을 정당이라는 하나의 틀 속에 가두기보다 각 세력이 기본적인 철학을 공유하고 이슈에 따라 협력하는 네트워킹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태극기부대와의 통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당이 '태극기부대'를 품는 건 지지층을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의 태극기 부대에 대한 발언은 한국당의 지지층을 더욱 넓혀보겠다는 전략인 셈이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 환영식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 김성태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과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태극기 부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의 발언은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태극기 집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다수의 시민과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시작된 모임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현 정부의 무능과 폭주에 대해 견제해야 된다는 마음을 갖고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분들의 충정을 생각해, 한국당은 그분들의 걱정과 우려를 담아낼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보수단일대오에 '태극기부대'도 함께해야 한다는 게 오 전 시장의 주장입니다. 오 전 시장의 이같은 발언은 내년 2월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한국당 내에선 어차피 태극기부대의 입당을 막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한국당이 '태극기부대'를 받아들이면 보수대통합의 또다른 축인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함께하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면서 한국당을 나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 상당수 가 있는데 이들이 다시 한국당에 들어올 명분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죠.
 
최근 한국당의 이같은 행보는 혁신에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로서는 매우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태극기부대는 기본적으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입니다. 한국당이 과연 태극기부대와의 정치적 결별을 결단하고, 당을 혁신할 수 있을까요? 정치공학적 셈법이 아닌 합리적 보수정당, 집권 가능한 대안 보수정당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되짚어볼 일입니다.
  • 박주용

꾸미지 않은 뉴스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