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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LGD, ‘신상필벌’ 인사…조직개편은 미래사업에 방점

LG전자, MC사업본부장 1년만애 교체…LGD, 과감한 세대교체로 OLED 전환 속도

2018-11-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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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권안나 기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임원인사에서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했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 수장은 1년 만에 교체됐고, 전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TV와 가전사업에는 승진 인사가 집중됐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부사장 1명을 비롯해 많은 수의 승진자가 OLED와 IT사업 조직에서 나왔다.
 
조직개편에서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LG전자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로봇과 자율주행차 신설 조직을 배치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 초 예정된 조직개편에서 OLED사업 전환을 가속화하는 방향으로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왼쪽부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각사
 
LG전자는 28일 발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을 황정환 부사장에서 권봉석 HE사업본부장(사장)으로 교체했다. 전임 조준호 MC사업본부장에게 3년이라는 기회를 부여했던 것과 달리 1년 만에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내놨다. 권 사장은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며, 황 부사장은 겸직 중이던 융복합사업개발센터가 융복합사업개발부문으로 승격하면서 부문장을 맡는다. LG전자에서 한 사람에게 두 사업본부의 장을 겸임케 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LG전자는 권 사장이 OLED TV에서 이뤄낸 성공 경험과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도 이식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3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로, 적자 규모는 매분기 1000억원 이상이다. LG전자는 12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서비스가 스마트폰의 반등을 이끌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국과 북미 외에는 시장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이 없어 만만치 않은 숙제가 될 전망이다.  
 
반면 LG전자의 역대 최대실적을 이끌었던 TV와 가전, 미래기술 분야 임원들은 대거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자 5명 중 4명(박형세 TV사업운영센터장, 윤태봉 H&A해외영업그룹장, 최고희 CTO SIC센터장, 최승종 CTO SIC센터 산하 태스크리더)이 해당 부문에서 나왔다. 전무급 인사에서도 미래기술 분야의 인물들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전무 승진자 12명 가운데 3명은 가전 및 TV, 그리고 절반이 로봇과 차량 등 미래기술 분야에서 나왔다.
 
조직개편도 미래기술에 방점을 두고 시행됐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태스크가 신설됐다. LG전자는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있는 연구조직을 통합해 북미연구개발(R&D)센터를 신설한다. 또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맡고 있는 클라우드센터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로 이관해 인공지능 관련 기술융합에 가속도를 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한상범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되, 성과주의와 세대교체를 방점으로 미래사업인 OLED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발 LCD 공급과잉으로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864억원을 기록 중이다. 중국 BOE에 LCD 세계 1위를 내줬으며, LCD에 편중된 사업구조는 중국 추격에 직격탄을 맞는 취약점이 됐다. 이로 인해 투자 축소와 비상경영체제 돌입에 이어 생산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도 받았다. 당연히 승진도 상당 부분 축소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임원 승진자는 눈에 띄게 성과를 낸 IT사업과 OLED TV 사업에 맞춰졌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명규 IT사업부장(전무)은 신규 제품 적기 개발과 고해상도 기술 확보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하며 IT사업의 수익성 향상을 견인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오창호 OLED TV 개발그룹장(전무)은 월페이퍼TV 디스플레이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 개발과 원가절감 기술 개발을 통해 OLED TV 흑자전환에 기여한 점을 평가받았다. LCD 분야의 경우 전체 임원 수를 대폭 줄일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보다 많지만 전체 임원 규모를 전년 대비 축소해 조직을 슬림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초로 예정돼 있는 조직개편에서도 OLED 사업부문 강화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2013년 1월 세계 최초로 OLED TV용 패널을 양산한 이후 올 3분기 처음으로 대형 OLED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과감한 세대교체, OLED로의 조속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직개편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해나·권안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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