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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chowon616@etomato.com

뉴스토마토 정초원입니다
K팝의 질주, 'K브랜드'이기 때문은 아니다

2018-11-16 16:36

조회수 :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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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지금은 화력이 거의 사그라들었지만, 한때 J팝이 힘을 발휘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J팝 뿐만 아니라 많은 문화콘텐츠 부문에서 일본이 맹위를 떨친 탓에, 한국 문화산업이 일본문화의 그림자를 좇아간다는 이야기도 많았죠. 실제로 K팝이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국내 아이돌 산업도 첫 시작은 일본의 기획사 문화를 벤치마킹한 것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벤치마킹 이후 이십여년, 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일 양국의 문화 역전 현상이 뚜렷해질 정도로 K팝은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K팝 가수들의 저력을 단순히 한류 혹은 K브랜드의 힘으로 묶는 게 맞는 걸까요?  
 

1. 한·일 문화콘텐츠 역전 현상
 
 
• 20년전엔 일본 베꼈는데… K팝 日수출이 수입의 100배(조선일보 기사 읽어보기)
'콘텐츠의 역전'은 음악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한국 음악의 일본 수출액은 최신 통계인 2016년 2억7729만달러로 일본 음악 수입액 291만달러의 약 100배에 이른다. 게임 분야도 크게 앞섰다. 수출액은 6억달러로 수입액 5160만달러의 10배가 넘는다. '바람의 나라'(넥슨)에서 배틀그라운드(펍지)까지 한국 온라인 게임이 일본 PC방을 장악했다. 방송도 마찬가지. 수출액이 수입액의 약 12배에 이른다.

• K팝이 더 민첩…J팝은 일본색 고수하다 외면(매일경제 기사 읽어보기)
J팝이 아시아 음악의 맹주이던 때가 있었다. 1990~2000년대 한국에서도 일부 중고교생들이 워크맨으로 엑스재팬, 스마프, 아라시 등 일본 대중가요를 들으며 앞서가는 문화적 감수성을 과시했다. 세월이 흐른 2018년 한국 교실에서 J팝은 더 이상 화제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엑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아이콘을 내세운 K팝은 연일 일본 오리콘차트 상위권을 장식하고 있다. 

=과거 '욘사마 신드롬'으로 대표되던 한류붐은 드라마가 견인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도 특히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높았는데요. 이번에는 K팝이 비슷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과거 드라마 시장의 인기보다 그 위력은 더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세대 아이돌로 분류되는 동방신기와 카라, 소녀시대에 이어 최근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가 일본 가요계에서 K팝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데요. 한국 음악의 일본 수출액은 지난 2016년 기준 2억7729만달러로, 일본 음악 수입액의 100배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팬덤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요시장은 지속가능성이 높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가깝습니다.
 
 
2. 한류 견제하는 혐한 세력
 
방탄소년단 공연이 열린 지난 13일 도쿄돔 앞에서 한 남성이 극우 혐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日언론, 혐한 부추기나…K팝·가수 부정적 보도(연합뉴스 기사 읽어보기)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일본 방송 출연이 취소된 가운데 K팝과 가수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도쿄(東京) 번화가에서는 극우 세력이 주최한 혐한(嫌韓) 시위가 열리기도 해 이러한 움직임이 반한(反韓)·혐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 일본 극우세력의 혐한 타깃, 이번엔 트와이스?(매일경제 기사 읽어보기)
일본 훗카이도 현의원이자 자민당 소속 극우 정치인인 오노데라 마사루(小野寺秀)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원자폭탄 티셔츠를 입은 BTS가 NHK 홍백가합전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이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하나의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며 트와이스 다현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다현은 '마리몬드' 티셔츠를 입고 있다. '마리몬드'(Marymond)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으로 국내 연예인들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진 브랜드다. 

• BTS 日 방송 출연 취소...한류 견제?(YTN 기사 읽어보기)
일본 내 한류는 그동안 정치적인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독도, 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각될 때마다 한국 가수 출연은 물론 한류 콘텐츠가 줄어들었고, 혐한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경우, 출연 등에서 타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한류 콘텐츠가 이미 유튜브 등 각종 SNS로 소비되고 있어서, 대세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 가요계에서 K팝 가수의 선전이 이어지자, 혐한 세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방탄소년단 멤버의 '광복절 티셔츠'를 문제삼는가 하면, 트와이스 멤버가 착용한 '마리몬드' 제품을 거론하며 이들을 반일 연예인으로 몰고 갔죠. 일본 언론들도 한국 가수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연달아 내고 있는데요. 다만 혐한이 한류를 와해시키기에는 K팝의 인기 상승기류가 가파른 분위기라, 가수들의 활동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문제는 논란의 소재가 자칫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입니다. 일본 내 혐한 세력이 한국 아이돌을 전략적으로 표적 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3. 인기 비결은 K브랜드가 아니다?
 
사진/뉴시스
 
• K브랜드가 아닌 콘텐츠의 힘(한국일보 기사 읽어보기)
방탄소년단의 미국 팬들이 텐트까지 치고 공연을 기다릴 정도로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결국 곡에 담긴 ‘메시지’였다. 20여 관객들에게 다른 K팝 아이돌그룹과 달리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일부러 K팝 주 소비층이 아니었던 백인 관객들만 찾아가 물었는데 한 명도 예외는 없었다. 모두 가사 내용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에서 번역기를 돌리거나 유튜브에서 영어로 곡 해석이 담긴 동영상을 찾아보며 노래를 공부한다고 했다. 

=그런데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들의 인기 배경을 '한류'라는 이름으로 단순하게 묶을 수 있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몇년 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왔던 싸이는 독창적인 뮤직비디오의 힘으로 유명세를 거머쥐었습니다. 또 방탄소년단이 한국말 노래로 한글의 세계화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들의 콘텐츠가 '한글이어서', '한국가수가 만든 것이어서'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AMA나 빌보드같은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을 소개했던 수식어는 'K팝 가수'가 아닌 '글로벌 밴드'였습니다. 한류나 K팝이 아니라 독자적인 콘텐츠와 그 안의 메시지로 승부를 봤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일본 혐한 세력의 공격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 것은 그들이 오히려 '한류붐'을 등에 업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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