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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티셔츠에 얽히고 설킨 세계문화사

2018-11-15 09:11

조회수 : 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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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티셔츠 사건이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관심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티셔츠는 한 국내 브랜드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옷으로, 뒷면에 ‘애국심(PATRIOTISM)’, ‘우리 역사(OURHISTORY)’, ‘해방(LIBERATION)’, ‘코리아(KOREA)’ 등의 문구가 영문으로 새겨져 있고, 원자폭탄이 터지는 사진, 광복을 맞아 만세를 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당초 티셔츠는 일본 내 극우의 '혐한' 정서와 한국 내 일각 '극일' 정서의 충돌 문제로만 비춰졌지만 일본 극우 단체와 매체가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문제로 확산시키며 국제사회로 파장이 확대됐습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과거 한 잡지매체와의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매체 측이 준 나치 문양의 모자를 쓰고 촬영했던 적이 있는데, 이를 두고 유대인 단체까지 비판에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는데요. 

14일 소속사가 직접 나서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고, 제기된 문제들에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한일 관계의 정치적 문제, K팝 가수와 소속사의 역사 의식 함양 등은 국내 대중문화계에 향후 필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관련된 정보를 모아봅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뉴시스

1.'광복 프레임' VS '원폭 프레임'

日우익 자충수?…BTS 방송출연 막자, 세계가 '과거사' 주목
(중앙일보 읽어보기)

논란이 된 옷은 팀 멤버 지민이 입었던 ‘광복절 티셔츠’다. 일본 원폭 투하 사진과 사람들이 만세를 부르는 사진 옆에 애국심, 우리 역사, 해방, 코리아 등이 영어로 새겨져 있다. 지난 9일 이 티셔츠를 만든 건 LJ 컴퍼니 이광재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반일 감정을 담을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BTS에게 미안하다”고 밝힌 바 있다. 

방탄소년단의 티셔츠는 과연 애국심의 상징일까?
(한겨레 읽어보기) 

경남 합천에 있는 ‘평화의집’ 이남재 원장은 “우리 사회는 원폭이 해방을 불렀다는 ‘광복 프레임’에 갇혀있다. 이는 핵무기 자체의 비윤리성에 둔감할뿐더러 원폭의 피해자성을 국제 사회에 호소하는 일본의 프레임에도 역으로 갇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원폭은 ‘광복의 상징’이 아니라 ‘핵 피해 없는 세상’, ‘핵무기 없는 세계’의 상징으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광복 프레임'과 '원폭 프레임'이 극명하게 나뉘면서 시작된 사건이었습니다. 해당 옷을 직접 만든 업체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시인한 점, 반대로 일본 극우 단체를 비롯한 원폭 피해자들이 들고 나선 점으로 미뤄볼 때 시각차가 명료하게 드러났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처음 이 사건이 보도된 직후 국내 온라인상에는 '광복'을 지지하는 이들의 댓글이 많이 올라왔는데, 이후 티셔츠 뒷면의 '원폭' 사진이 일본 극우 단체에 의해 퍼지면서 '인류의 비극'에 대한 논란으로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일본 내 TV아사히의 방송 당일 출연 취소 통보는 논란을 세계적인 차원으로까지 퍼졌습니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착용한 티셔츠. 사진/온라인커뮤니티
2.핵 문제는 민족주의 넘어서야 한다

방탄소년단의 티셔츠는 과연 애국심의 상징일까?
(한겨레 읽어보기) 

이번 논란을 통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에 의한 해방과 독립이라는 ‘민족주의적 구도’를 넘어서 ‘핵무기의 비윤리성’이라는 보다 폭넓은 문제 제기로 인식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은정 한림대 일본학연구소 HK연구교수는 “(TV아사히의) 방송 취소는 잘못된 일이다. 극우가 혐한의 빌미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이 원폭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피해자·가해자 구도에 갇혀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혐한'이건 '극일'이건 핵무기 문제 만큼은 민족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결과론적으로 핵 사진이 붙어 있는 티셔츠는 세계사적으로 보더라도 적절치 못했던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섭니다. 실제로 논란이 커지다 보니 당시 피폭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까지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면 국내의 일부 시각이 지나치게 '광복 프레임'에 쏠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의 원폭으로 총 70여만명의 피해자가 나왔고 그중 7만명 가량은 우리 한국인이었다는 걸 상기해 볼 때 조금 더 성찰적이고 섬세한 세계사적 역사 인식이 필요했다는 지적입니다.
 

원폭피해자협회 회원들. 사진/뉴시스

3. 1년 전 입었던 티셔츠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

日우익 자충수?…BTS 방송출연 막자, 세계가 '과거사' 주목
(중앙일보 읽어보기)

문제는 지민이 이 티셔츠를 입은 게 최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민은 2017년 월드투어 당시 무대가 아닌 곳에서 이 옷을 입었다. 

일본 내 진보성향의 온라인 매체 리테라는 기사를 통해 "그럼 왜 이제 와서 다시 이야기 되는 것일까. 이는 우익에 의해 BTS가 '반한' '혐한' 정서를 부추기는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의 일부 누리꾼 사이에선 "당연한 결정"이라는 반응과 함께 "BTS가 좀 더 일본 팬을 배려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1년 전 입었던 티셔츠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일본 극우 세력의 '혐한' 정서 부추기기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강제징용 노동자 판결 논란이 이번 사태와 맞물리면서 웅크려 있던 일본 내 극우단체의 '반한 감정'을 촉발했다는 지적입니다.

방탄소년단 티셔츠 파문에 아베가 '싱긋' 웃는다
(데일리안 읽어보기)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슬며시 미소 짓는 인물은 다름 아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다. 일본 내 반한 감정이 고조될수록 자신의 정치적 숙원인 '전쟁가능국가 개헌' 추진에도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사회의 우경화를 주도하며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아베 총리는 줄곧 '독도·위안부·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과거사 문제를 자극해 반한 여론을 부채질 해왔다. 

아울러 '사학재단 스캔들' '재팬패싱' '폭우술판' 등 논란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한일 갈등을 촉발시켰고, 이는 보수·우익 여론을 결집해 지지율을 반등 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좀 더 커지면 일본 내 정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아베 총리는 우익성향의 인사를 대거 기용해 '친정체제'를 구축했고, 이를 동력 삼아 역사왜곡 등 우경화 조치에 박차를 가할 거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13일 방탄소년단의 도쿄돔 공연 열기. 사진/뉴시스

4.'민간외교관' 된 K팝, 글로벌 문화 공부 필요 

BTS 소속사 "전쟁·원폭·나치 반대…상처를 드릴 의도 없었다"
(뉴스토마토 읽어보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최근 광복절 티셔츠, 나치 문양의 모자 착용 등과 관련한 논란에 관한 공식입장을 13일 밝혔다. 소속사는 "전쟁 및 원폭 등을 지지하지 않고, 이에 반대하며, 원폭 투하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상처를 드릴 의도가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뉴시스 초점]방탄소년단 티셔츠, K팝에게 주어진 세계문화사 숙제
(뉴시스 읽어보기)

국내 대형 기획사들도 멤버들에게 타국에 대해 공부시키는 것은 물론 현지 직원을 뽑아 자체적으로 여러 정보를 모으고 학습하는 중이다. 빅히트는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일본과 한국의 원폭피해자협회 관계자들을 접촉,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설명과 상처 받은 이들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있다. 또 문제를 제기한 단체 '사이먼 비젠털센터'에 상황을 설명하고 사과를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이제는 '민간외교관'이 돼 버린 K팝 입니다. 춤과 노래 뿐 아니라 일거수일투족이 우리 대중문화계의 의식 수준으로 투영됩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상징물을 철저히 학습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단 소속사의 이날 사과로 사건이 일단락 된 듯 보이지만 향후 K팝이 세계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선 '민간외교관'이란 의식을 갖고 글로벌 역사, 문화 지식을 능동적으로 함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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