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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정체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자신만만하던 애플 마저 겁먹었다

애플, 4분기부터 아이폰 판매량 공개 않기로

2018-11-13 17:37

조회수 : 3,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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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1월 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629억달러(약 70조원) 매출과 131억달러(약 15조원) 순이익을 거뒀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2% 증가한 수치이며, 월가에서 예측한 615억 달러 매출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수익성도 개선됐습니다. 아이폰 평균판매가격(ASP)은 793달러(89만8000원)로 시장 전망(750.7달러)을 넘어섰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8% 올랐습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당일 애플 주가는 최대 7.5%까지 급락해 주당 205.5달러를 기록했는데요. 무려 4년여 만에 최대 낙폭이었습니다. 올해 8월 초부터 꾸준히 1조달러를 유지해오던 애플 시가총액도 1조달러 아래로 주저앉았습니다.
 
이유는 애플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을 부정적으로 예측하며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놨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있는 4분기에 890억~930억달러(99조5900억~104조1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의 4분기 매출 전망인 930억달러(104조1100억원)에 겨우 맞춘 정도였습니다. 애플은 3분기에도 아이폰 판매량 4690만대로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치였던 4750만대를 밑돌았습니다.

 애플은 4분기부터 아이폰 등 제품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증권가의 불안감을 부채질한 것은 더 있었습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CFO는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다음 분기부터 자사 기기 판매량 보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다음 분기 매출 예측치도 내놓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의 판매대수는 과거보다 덜 중요해졌다”면서 “애플의 스마트폰, 태블릿 경쟁사들도 판매대수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죠.
 
하지만 이는 애플의 자신감 하락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입니다. 애플이 앞으로도 판매대수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리 비공개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것인데요. 사실 이번 분기 실적이 성장한 것도 아이폰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맞춘 덕분이었죠.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 수요는 계속해서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6000만 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3분기보다 0.4% 출하량이 늘었지만 삼성전자는 13.3%가 줄었습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해왔던 IM부문도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줄어드는 스마트폰 수요, 점점 비싸지는 제품. 과연 삼성전자와 애플이 어떤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해갈지, 과연 5G와 폴더블폰이 실적 정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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