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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배 이야기)“선주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 조선소 존폐 결정

(3) 조선영업 (가)

2018-11-12 01:14

조회수 :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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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영업’은 말 그대로 선박 건조를 주문하는 선주들로부터 계약을 따내는 것이다. 주로 선주들이지만 방위사업을 한다면 군함을 제조하는 정부 조달청이나 해군 해경 등, 섬이 많은 지방자치단체들도 영업 대상이다.
 
조선 영업은 조선소의 일감을 확보해가는 작업으로, 영업의 성패는 조선소의 존폐를 결정한다. 조선소는 선주가 의도하는 선박을 수주, 건조하기 위해 각종 조건을 준비하고, 선주가 운항하고자 하는 선박이 갖춰야 할 요구사항들을 최상의 상태로 충족해줘야 하며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과정을 조선 영업이라고 한다.
 
11월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과 헌터그룹 대주주인 아네 프레들리씨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건조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영업이라고 해서 단순히 계약을 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선주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해운시장에서 경쟁하며 수익성을 올려야 하는 만큼 최상 성능의 선박을 요구한다. 따라서 조선소는 기 보유한 탁월한 기술을 배경으로 우수한 설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선주와 조선소는 선박의 인도일자, 가격, 지불조건, 법적인 구속력 등 수많은 상업적 요소들에 대해 상당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협상하게 된다. 선주가 조선소의 표준보다 높은 시방(도면 외의 품질, 성분, 공법 등)을 요구할 때는 그에 맞먹는 가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며, 빠른 납기를 원할 때는 그에 맞추기 위한 돌관작업(집중해야 할 공정에 전 인력을 투입해서 밤낮없이 24시간을 작업하는 것)에 드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지불 조건이 달라지면 추가되는 금융비용 등에 합의해야 한다. 따라서, 조선 영업에는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을 비롯해, 마케팅, 설계, 생산 기술, 법률, 금융, 기자재 조달 등 조선소를 움직이는 모든 담당자들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며, 수많은 경쟁 조선소들을 제치고 최고로 선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러한 협상과정을 거쳐 선박의 기술 시방, 상업적 조건, 법률적 해석에 합의하면 최종 계약에 이르게 된다. 선박의 건조계약은 조선소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일이다. 선박 건조를 위한 계약서에 서명을 함으로써 조선소의 관리, 설계, 생산의 모든 조직과 설비가 생명력을 얻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선박 건조를 위한 협상의 시작으로부터 계약의 서명에 이르기까지 조선소에서는 선박 영업부서가 모든 업무를 관리한다. 조선소와 선주가 계약서에 서명하여 선박의 계약이 체결되면 제반서류는 계약 관리부서로 넘어간다. 계약에 규정된 선주의 의무, 특히 1차분할 납부금이 입금되면 조선소는 선박 건조에 착수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계약 관리부서는 계약에 서명한 날부터 선박이 인도될 때까지의 조선소의 공정 관리, 선주 감독관과의 협의 등 계약에 관련된 업무들을 관장한다. 그리고 선박 건조과정 중 치러야 하는 행사들, 즉 기공식, 진수식, 명명식 등을 주관한다.
 
계약 관리부서의 마지막 업무는 계약상의 선주 의무가 충족되었음을 확인한 뒤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는 일이다. 선박이 선주에게 인도되면 계약의 규정에 따라 사후 관리부서가 인도 후 선박의 운항에서 나타나는 각종 상태를 확인해 계약서에서 합의하였던 상태로 운항할 수 있도록 돌보게 된다. 이러한 선박 판매, 계약 관리, 사후 관리를 통틀어 조선 영업이라고 부른다.
(자료: ‘조선기술’, 대한조선학회,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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