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최홍

g2430@etomato.com

무릎을 탁 치다.
(글로벌금융) 베트남이 되려는 북한, 그들이 놓친 것

2018-11-11 20:34

조회수 : 1,61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최근 북한이 시장을 점차 개방하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북한 내부에서 금융제도 완화, 소비시장 활성화 등의 움직임이 활발해섭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러한 개혁이 쉽지 않습니다. 공산주의 국가 입장에서는 정치 모델을 어떻게 구축하는지가 참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공산주의가 어떻게 시장경제를 해?"라며 의아해합니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북한이 경제적 고립에도 국가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정치적 정통성 유지'에서 봅니다. 독재가 만연하고, 수십만명이 굶어 죽더라도, 북한의 정치적 정통성만 인정된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북한 특유의 공산주의가 사라진다면 북한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자신만의 국가적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시장경제체제를 발전해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최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겁니다. 북한은 베트남의 경제발전 모델을 향후 자신들이 가야할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인공기 사진/ 뉴시스

1980년대 베트남은 지금 북한과 비슷했습니다. 당시 베트남이 캄보디아 전쟁으로 미국의 제제를 받고 있었고, 1차 경제개혁 및 남베트남의 영향으로 시장화가 확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제성장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현재 북한 상황과 유사합니다.

이후 베트남은 1986년 '도이모이'라는 경제개혁을 통해서 집단농장을 개인농제도로 바꿨으며, 국유기업을 개혁해 기업의 경영자율권을 보장했습니다. 또 금융개혁을 통해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했고, 사회주의적 무역독점을 철폐하는 무역 자유화를 이뤘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베트남을 경제적 모델로 구축하는 것은 나름 일리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과 베트남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통일'과 '기업-은행개혁'입니다.

이미 1976년 베트남은 남북통일을 이뤄 분단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된 상태였고, 국제금융기구 회원국으로 가입돼 해외원조 및 외국인 자본유치가 가능했습니다. 통일 상태였기에 남베트남의 시장 역할이 컸고, 이로 인해 기업-은행 개혁도 가능했습니다. 기업의 사유화를 인정하고, 상업은행을 분리한 것입니다.
 
베트남 금성홍기. 사진/ 뉴시스
 
물론 지금 북한도 상업은행을 추진하는 등 일정부문 금융개혁을 진행하고 있지만, 당시 통일 상태였던 베트남의 경제와는 아무래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베트남의 기업-금융개혁을 혁신적으로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시장경제에 이미 적응했던 남베트남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북한이 베트남을 경제모델로 추구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와의 협력, 나아가 통일이 없으면 제2의 베트남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오히려 통일을 하면 북한의 정치적 정통성을 잃어버릴 수 있는 '딜레마'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우리나라, 미국, 북한의 외교·정치가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정치가 먼저 선행돼야 경제가 생기는 구조를 보면, 결국 경제도 정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 산업은행 한반도 신경제센터 '북한의 경제개혁 사례와 북한의 시사점' 보고서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